중·하위권 제약사들이 상위권 제약사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의·병원 처방 실적이나 일반 의약품 판매 등에서 그 격차가 새삼 달라지고 있다.
28일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 원외처방실적(외래환자 처방액)에 따르면 지난해 처음 9조 원을 돌파한 처방약 분야에서 국내 상위 1~20위 제약사 실적은 전년 대비 0.8% 줄었지만 21~40위 실적은 오히려 7.3% 늘었다. 1~10위 제약사(-1.5%) 처방실적이 감소했고, 11~20위(0.6%)는 약간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21~30위(10.6%), 31~40위(3.4%) 등 중하위권 제약사들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중하위 제약사들 실적 증가는 판매 실적이 정확히 집계되는 처방약 분야 뿐만 아니라 일반약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일양약품, 광동제약 등 상위권 제약사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마더스제약, 알피코프, 슈넬제약 등 중소업체 일반약 허가도 두드러지고 있다. 일반약은 정부 약가규제를 받지 않아 제약업체들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다.
중하위 제약사들의 이같은 약진은 복제약 개발 분야에서 상위권 업체들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식약처 허가 의약품 298품목 중 가장 많은 허가를 받은 제약사는 중위권 업체인 한국글로벌제약(9품목)이었다. 지난 2008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에만 총 30품목 의약품 승인을 받아냈다. 한 중견 제약사 관계자는 "적어도 제네릭(복제약)만 놓고 본다면 상위사들과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동화제약 동아ST 등 대형사들 리베이트 사건이 터지면서 자금력 약한 중하위 제약사들 영업 환경이 상대적으로 나아졌다는 시각도 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상위권 제약사들 영업이 위축된 게 중위권 제약사들 점유율 증가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대형 제약사들은 중하위권 제약사들이 오히려 보다 지능적인 리베이트로 시장 질서를 해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중하위 제약사들은 리베이트 적발로 회사 망하는
정보라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제약시장은 전년 대비 0.9% 성장하는 데 그쳤다”며 "대형 제약사들도 살아남기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을 본격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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