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산업간 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아직도 고사양 하드웨어, 자체 개발이라는 울타리에 갇혀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최근 중국 현지 스마트폰 제조사인 메이주에 5억9000만달러(한화 약 6490억원)의 투자를 감행했다. 이번 투자는 알리바바가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며 메이주에게 있어서도 최대 규모 투자 유치다. 알리바바는 이번 투자를 통해 직접 개발한 스마트폰용 운영체제인 '알리윤(YunOS)'을 메이주 제품에 탑재할 전망이다. 메이주는 대신 알리바바의 거대한 유통망을 아군으로 끌어들였다.
이같은 협력 사례는 알리바바-메이주가 처음이 아니다. 알리바바의 경쟁사 텐센트는 지난 2013년 당시 떠오르는 신예 스마트폰 제조사였던 샤오미에 20억달러(한화 약 2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이 투자는 텐센트가 지분 10.3%를 소유한 러시아 투자회사 디지털 스카이 테크놀로지스(DST)를 통해 이뤄졌다. 샤오미는 투자 유치 이후 텐센트의 QQ메신저 등을 통해 제품 판매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삼성을 밀어내고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랐다.
중국 IT 업체들의 협력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간 융합이라는 최근 트렌드와 맞닿아있다. 특히 스마트폰은 지난해부터 사양의 상향 평준화가 급속히 진행돼 하드웨어만으로는 차별화를 꾀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샤오미, 메이주는 각각 텐센트, 알리바바와의 협력으로 우선 유통망 확대라는 덕을 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상향평준화된 하드웨어에 고유의 소프트웨어, 콘텐츠로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협력 관계로 나아갈 전망이다.
이같은 중국업체들의 발빠른 행보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IT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수성했지만 중국 시장에서 샤오미에 밀려 2위로 주저앉았다. LG전자는 G3의 성공으로 지난해 전세계 4위로 올라섰지만 화웨이, 샤오미, 쿨패드 등 중국 업체 3인방이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양사의 위태로운 상황은 더이상 하드웨어 차별화만으로는 격화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을 이겨낼 수 없음을 시사한다.
특히 중국 IT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 행보에 주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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