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1위 엔씨소프트와 모바일게임 1위 넷마블게임즈가 손을 맞잡았다. 최근 벌어진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영권 분쟁에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백기사로 등장한 모양새다.
17일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글로벌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한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전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상호 지분 투자 및 글로벌 공동사업을 위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결의했다.
이사회 결의에 따라 넷마블게임즈의 신주 9.8%를 엔씨소프트가 3800억원에 사들이면서 넷마블게임즈의 4대 주주가 됐다. 넷마블게임즈의 가치는 삼일회계법인의 기업 가치 평가에 따라 결정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또 넷마블게임즈는 3900억 원을 투자해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8.9%를 주당 20만 500원에 인수, 엔씨소프트의 3대 주주가 됐다. 주당가격은 엔씨소프트 주식의 지난 2개월간의 평균 주가이다.
이번 지분 제휴를 통해 김택진 대표는 넷마블게임즈를 우호 주주로 유치하게 됐다. 이에 따라 김택진 대표와 넷마블의 엔씨소프트 지분율은 19% 수준으로 기존 최대주주였던 넥슨의 지분율 15%를 크게 앞서게 됐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의 지적 재산권(IP)에 기반한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넷마블게임즈는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개발을,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의 글로벌 IP를 활용한 온라인 게임 개발을 담당하는 등 각 사의 강점과 역량을 최대한 살려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양사는 또 상호 퍼블리싱(Publishing) 사업 협력, 크로스 마케팅, 합작회사 설립 및 공동투자,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공동 진출 등 다양한 협력 모델을 수립키로 했다.
게임 개발 및 마케팅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크로스 마케팅(Cross Marketing)을 위해 양사가 개발한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을 상호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하는 것을 비롯해 모바일 게임을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기 위한 합작회사(Joint Venture)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은 자사의 모바일 퍼블리싱 노하우와 역량을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IP에 녹여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창출해 내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가 글로벌 게임기업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국내 온라인 게임 1위와 모바일 게임 1위의 전략적 제휴는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동반 성장의 계기”라며 "국내 게임시장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도약대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양측은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백기사로 나섰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강하게 부정했다.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은 전 세계 대형 파트너로부터 다양한 제휴와 투자가 쇄도하고 있는 회사”라며 "CJ그룹, 텐센트 등이 주주로 있는 넷마블이 단순히 엔씨소프트 경영권 이슈에 활용되기 위해서 지분 투자 하고
김택진 대표도 "몇 년 전부터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에 대해 고민해왔다”며 "한간에 떠도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얘기들보다 세계적인 경쟁 속에서 살아남느냐가 더 중요한 고민”이라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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