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구당 옷과 신발 지출이 지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불황 때문에 당장 필요하지 않은 소비부터 줄인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올들어 두달연속 소비 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작년 세월호 사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55만 1000원으로 2013년 보다 2.8% 늘었다. 그러나 12대 소비 지출 항목 가운데 의류와 신발의 월평균 지출은 16만 9000원으로 전년보다 0.1%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구별 소득이 늘어나고 관련 품목 물가가 오른 상황에서 지출이 줄었다는 것은 경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2013년보다 3.4% 증가했고 의류 등 섬유제품 물가는 4.0% 상승했다.
통신장비와 통신서비스 등 통신에 대한 지출도 월평균 15만원으로 1.6% 감소했다. 통신 지출이 줄어든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동전화요금과 인터넷 이용료 감소가 주원인이었다.
지난해 연간 평균소비성향은 72.9%로 소비성향을 집계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작년에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올들어 두 달 연속 소폭이나마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로 지난 1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2월 101까지 하락했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102로 반등하고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세월호 참사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지난해 5월(105)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003∼2013년 장기 평균치를 기준(100)으로 삼아 이보다 수치가 크면 소비 심리가 과거 평균보다는 낙관적이고,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소비심리 개선이 경기가 좋아지리라는 판단보다는 지출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 때문에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는 분
새 학기를 앞두고 교육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증가해 소비지출전망CSI(109)가 전달보다 2포인트 올랐다. 생활형편전망(98)과 가계수입전망CSI(102)는 각각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현재경기판단(71)과 향후경기전망CSI(87)은 지난달보다 3포인트씩 떨어졌다.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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