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담뱃값 인상요인을 제외하면 소비자물가가 실질적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저유가에 따른 공급측 요인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물가하락 압력이 전방위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5% 올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0.8%를 유지했지만, 2월들어서는 이보다도 더 하락하면서 3개월째 0%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9년 7월의 0.3% 상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담뱃값 인상을 제외한 실질적인 물가상승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2월 물가상승률 가운데 주류·담배의 기여도는 0.6%로 이를 제외하면 물가상승률은 -0.1%까지 하락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물가지수 하락은 저유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품목별 물가상승률을 들여다보면 공업제품은 전년대비 0.8%가 하락했고, 이 가운데서도 석유류는 무려 24.3%가 떨어졌다. 이와 함께 전기·수도·가스요금과 농산물이 각각 -2.5%, -2.3%씩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렸다.
수요측 요인으로 분류되는 근원 물가상승률(농산물•석유류 제외)은 전년대비 2.3% 상승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월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하락 등 외부요인에 주로 기인하고 있다”며 “내수 회복에 따라 수요측에서는 상승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디플레이션 위협 또한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플레이션 여부는 물가하락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반복적으로 하락하는지를 바탕으로 판단한다. 현재 근원 물가상승률이 2.3%대를 기록하고는 있지만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율
기재부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그동안 가격 하락폭이 컸고, 국제유가 반등 조짐 등에 따라 하락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축수산물도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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