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가 지갑을 닫으면서 국내에서는 저물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국민들의 해외관광과 해외카드 사용실적은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하면서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0.52%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담뱃값을 2000원 올린 데 따른 물가 인상 효과(0.58%포인트)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저물가의 직접적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이지만 저유가 등 공급 요인 이전에 실물경제의 역동성이 떨어지고 경기전망이 불투명한데 따른 소비위축의 장기화가 저물가 현상의 주요 요인중 하나라 자리잡고 잇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월에는 설 수요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소비심리가 그만큼 위축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일본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가계부채는 늘어나 소비여력이 없어진 상태에서 부동산거품이 꺼지면서 20년 경기침체가 됐는데, 우리나라도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났다”며 “이 때문에 소비여력이 없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소비는 위축되는 양상이지만 소비자들이 해외에서는 지갑을 열고 있다.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은 급증하고 있고 해외 카드사용실적도 역대 최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4년 한 해동안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122억달러(약13조4000억원)으로 2013년보다 15.7%증가했다.
해외 카드 사용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잠시 꺾였으나 5년 연속으로 사장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여행객 증가와 직구열풍 때문이다
관세청 집계 결과 지난해 해외직구는 1553만건, 15억4000만달러 규모로 전년보다 각각 39.1%, 48.5% 늘어났다.
해외여행객 등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1608만명으로 전년보다 123만명 증가했다. 특히 올 1월 해외관광지출의 경우 월간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은은 올해 1월 중 내국인의 해외 관광지출은 19억1240만달러(약 2조1000억원)로 지난해 1월보다 2억7880만달러(17.1%) 늘었다고 밝혔다. 직전까지 월간 최대규모는 작년 7월의 18억2370만달러였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생활과 구매의 경계가
신 부분장은 “글로벌 가격과 국내 판매가격의 격차를 축소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유통과정에서의 비효율성을 줄여 국내 판매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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