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채용을 늘려달라는 정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주요 대기업 절반 이상이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이 없거나 미정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벌써 올해 상반기가 절반 이상 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채용계획을 아직 정하지 못한 기업들은 사실상 채용을 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대자동차, LG전자,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등 기업은 상반기 채용규모를 큰 폭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청년 채용정보 제공을 위해 주요 대기업의 상반기 채용계획을 조사해보니 이처럼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채용 계획에 응답한 49개 기업 가운데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19개 업체로 전체 조사대상의 39%에 달했다. 채용여부나 규모를 결정하지 않은 기업도 9개 업체에 달해 주요 대기업의 절반 이상이 사실상 올해 상반기 채용을 안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경기전망도 불투명한데다 통상임금·정년연장 등 노동시장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기업이 상반기 신규채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기업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기권 고용부 장관이 지난 13일 경제5단체장과 만난 자리에서 가장 먼저 채용확대를 당부했을 정도로 정부가 채용을 독려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기업들의 호응은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이 장관 또한 “주요 대기업 채용계획을 조사해보니 응답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상반기 채용계획이 없거나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의 불안과 청년들의 어려운 취업상황을 무겁게 보여주는 결과로,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동시장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노사정이 대타협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상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들은 가급적 조기에 채용계획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청년고용에 나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 채용을 하겠다고 밝힌 주요 대기업들의 채용규모는 5592명으로 지난해 상반기(5749명)에 비해 157명이 늘었다. 채용을 늘린 기업들은 정부의 청년고용 확대 요청을 감안해 계획을 수립하게 됐다고 고용부에 전해왔다.
올해 채용규모가 크게 늘어난 기업은 현대자동차(210명), LG전자(180명), 아시아나항공(174명), 대한항공(109명) 등이었다. 현대차는 연구개발 분야 채용넷 늘었고,
고용부 관계자는 “정규직으로 전환 가능성이 있는 인턴사원 채용규모는 모두 1835명으로 집계됐다”며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내용은 고용노동부 고용정보시스템인 워크넷에서 청년들에게 제공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