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전 없이 약국은 물론 편의점, 수퍼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약 가운데 100억대 매출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반의약품 시장 침체로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던 연매출 100억원을 넘긴 일반약 신제품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병으로 여기지 않았던 증상들을 질환으로 인식시키며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메나리니의 손발톱 무좀 치료제 ‘풀케어’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86%나 급증한 254억원을 기록했다. 출시 2년만의 기록이다. 이 제품은 출시 첫해 89억원 매출을 기록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급성장 비결은 손발톱 무좀을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알린 데 있다. 손발톱 무좀은 부스러지거나 변색만 있다 보니 일반인들이 가리거나 방치하는데만 급급한 질환이었다. 하지만 치료 필요성을 광고 등을 통해 적극 알리자 전용 치료제 존재를 모르던 사람들이 치료를 시작하면서 매출이 급속히 증가했다. 손발톱을 긁어내야 했던 기존 제품들과 달리, 침투력이 좋아 하루에 한 번만 바르면 되는 편리함도 소비자 관심을 끌었다. 이 제품은 지난해 박카스(동아제약), 인사돌(동국제약), 까스활명수-큐(동화약품), 우황청심원(광동제약) 등 발매 30년이 넘은 전통 강자들에 이어 일반약 전체 시장에서 매출 5위에 올랐다.
먹는 치료제가 대세였던 잇몸약 시장에도 변화가 있었다. 동화약품 잇몸치료제 ‘잇치’는 연평균 30% 성장률을 기록하며 출시 4년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다. 잇치 성공 비결로는 양치와 잇몸 치료제를 함께 할 수 있는 편리함을 우선으로 꼽는다. 잇치는 약을 먹거나 별도로 양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일반 치약과 유사한 포장으로 잇몸약의 주요 소비자인 중장년층 환자뿐 아니라 건강을 스스로 관리하고 싶어하는 젊은 층에서도 인기가 높다.
올해 추가로 100억 돌파가 기대되는 제품들도 있다. 동국제약 정맥순환 개선제 센시아는 지난해 실적 증가율이 50% 뛰어 매출 78억원
김나연 아주IB투자 헬스케어 담당 투자이사는 “제약사들이 최근 전문약 시장 정체 타개책으로 일반의약품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 김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