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금융회사들이 주총을 틈타 CEO들의 고액 연봉을 슬며시 인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 금융회사는 주식을 갖고 있는 임직원들에게 CEO 연봉 인상안에 찬성표를 던지라는 권고까지 했다고 합니다.
김한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주주총회를 앞두고 A금융지주가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입니다.
「주식 5만 주로 돼 있는 이사보수를 7만 주로 늘리는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해 달라는 권고안입니다.」
사실상 경영진의 보수 인상에 찬성하라는 겁니다.
이 회사는 오늘 주총에서 이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B금융지주도 지난 25일 주총에서 「30억 원인 이사 임금한도를 45억 원으로 늘렸습니다.」
A금융은 「C은행과의 통합 이후 이사 수가 늘어나는 상황을 대비한 조치라고, B금융은 취임 5년차인 회장이 올해 성과급을 일시금으로 지급받을 예정이어서 한도를 늘린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해당 회사 주주
- "3년 전쯤 주식을 샀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가격에 변동이 없어요. (그런데도) CEO들 같은 경우는 월급이 계속 오른다고 해서 기분이 안 좋습니다."
▶ 인터뷰 : 정선섭 / 재벌닷컴 대표
- "은행원들을 (구조조정을 통해) 내보내는 상황 속에서 임원들이 보수를 올리기 위한 준비작업을 한다는 것은 '모럴 해저드'에 가깝고…."
반면, 지난해 집안 싸움을 겪었던 KB금융은 이사 보수한도를 동결했고, 공공기관인 기업은행은 임원 퇴직금을 줄였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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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윤새양 VJ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