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산불이 나면, 단순히 나무만 타는 게 아니라 생태계 자체가 파괴되는데요.
토양이 되돌아오는 덴 무려 100년, 작은 개미도 다시 돌아오려면 13년이나 걸린다고 합니다.
이어서 차민아 기자입니다.
【 기자 】
2007년 축구장 1,200개 크기의 임야가 탈 정도로 큰 불이 났던 경북 울진의 현종산 부근.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황토색 맨살 그대로입니다.
듬성듬성 심어놓은 소나무 묘묙을 제외하면, 거의 민둥산 수준입니다.
"굉장히 (성장) 속도가 느립니다. 일반 산림에 비해…."
산불로 토양 안쪽 자양분이 많은 '영양토'까지 손실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식물의 영양분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미생물량을 조사해봤더니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의 절반에 그쳤습니다.
송이버섯과 나물을 채취하던 민가들도 생계 수단을 잃었습니다.
▶ 인터뷰 : 최영숙 / 경북 울진군
- "나중에 송이날 때 미련이 남아서 가봤거든요. 근데 너무 험해서 발뻗고 둘이 울었다니깐. 송이 거기서 진짜 많이 났었는데…."
산림과학원이 조사한 결과, 이렇게 망가진 토양이 복원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100년, 나무는 30년에 달합니다.
개미 한 마리 돌아오는 데도 13년이나 걸렸습니다.
▶ 인터뷰 : 박찬우 / 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
- "산불이 발생하면 생물이 살아가는 서식지나 이용할 수 있는 먹이가 훼손되기 때문에 어느정도 회복이 된 이후에야…."
산불은 꺼졌지만, 그 상처는 수십년이 지나도 아물지 않는 셈입니다.
MBN뉴스 차민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