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이완구 총리에게 3,000만 원을 비타500박스에 넣어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비타500박스에 과연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갈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김한준 기자입니다.
【 기자 】
5만 원권 100장을 묶은 500만 원짜리 돈다발 20개, 그러니까 1억 원을 준비했습니다.
비타500박스에 얼마큼 들어가는지 넣어 봤습니다.
500만 원, 1,000만 원, 1,500만 원, 지폐가 구겨지지 않는 수준에서 차곡차곡 넣어보니 7,000만 원까지 들어갑니다.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총리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3,000만 원을 비타500박스에 넣어보면 절반 넘게 공간이 남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3,000만 원을 노란 봉투에 담아서 줬다는 주장도 나왔는데, 겉으로 보기에도 두툼한 게 확인됩니다.
과거 검은돈을 전달할 때도 이렇게 노출을 피하고자 다양한 은폐 도구가 이용됐습니다.
3조 원대 금융사기를 벌인 사실이 적발된 중견기업 모뉴엘은 화장지 티슈상자에 5만 원 권을, 담뱃갑에 기프트카드 등을 넣어 전달했고,
2003년 한나라당 대선자금 수사 때는 돈이 가득 실린 승용차가 통째로 등장해 '차떼기'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예전 검은돈의 상징이었던 사과상자, 라면박스를 지나 음료박스까지, 크기는 점점 작아졌지만, 그 내용물은 좀처럼 줄어들거나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beremoth@hanmail.net]
영상취재 : 박준영·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