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도쿄 최대 명품 쇼핑가인 긴자의 다카시마야나 미쓰코시백화점. 평일 오후에도 쇼핑에 빠져있는 요우커(중국인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최대 전자상가인 아키하바라 면세품점에는 요우커들을 태운 관광객들이 쉴새없이 오간다. 요우커들이 고가 카메라에서 전자밥솥 비데에 이르기까지 고가 전자제품을 두 손 가뜩 들고 버스에 오르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 됐다. “도쿄엔 중국 관광객 밖에 없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다.
엔저에다 동남아 국가에 대한 비자 면제, 화장품 등 면제품 확대 등 아베 정권의 전방위적인 관광객 유치전략에 힘입어 벚꽃 시즌이었던 지난 3월 일본을 찾은 관광객은 월 기준는 처음으로 150만명을 넘어섰다.
방일객 중 단연 눈에 띄는 나라는 중국인 관광객들이다. 전통적으로 일본 관광객은 한국과 대만이 1, 2위를 다투곤 했는데. 지난달에는 중국 관광객이 33만명으로 대만(27만명)과 한국(26만명) 관광객을 누르고 방일객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로 보면 중국 관광객은 무려 83%나 늘어나 한국(39%)이나 대만(33%)을 앞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특히 한국이나 대만 관광객들이 온천이나 관광지를 주로 찾는 데 비해 중국은 대도시 쇼핑 관광객이 많은 특징이다.
도쿄 호텔 백화점 등은 중국을 비롯한 부유층 관광객들이 다시 일본을 찾아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특히 5월1일부터 시작되는 일주일간의 골든 위크를 겨냥해 백화점 다카시마야는 5월부터 구입액이 많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VIP회원증을 발행할 예정이다. 새로운 상품정보를 계속 제공하고, 다시 방문할 경우 통역이 가능한 도우미를 배치해 쇼핑을 도와줄 예정이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해 방일 외국인 중 10회 이상 방문했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11%로 2년 전에 비해 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질이 개선되고 쇼핑꺼리가 많아지면서 일본을 다시 찾는 방문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 원화가치 강세로 환율메리트도 떨어진데다 외국관광객의 재방문율도 높지 않아 요우커특수를 일본에 뺏기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만족도가 조사대상 16개국 가운데 14위로 최하위 수준을 차지했고 재방문율은 25.7%에 그쳤다.
이에따라 국내 유통업계는 요우커 재방문율을 높이기위해 이번 골든위크에는 요우커를 겨냥한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할인은 기본이고 경품같은 일회성 프로모션은 줄이는 대신, 내국인처럼 결제도 간편하게하고 VIP고객관리를 받는가 하면, 체험형 문화마케팅도 즐길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모션을 강화했다.
26일 현대백화점은 내국인 대상 VIP 관리 프로그램을 중국인 관광객에 처음으로 도입하고, 이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식품에 대한 혜택을 늘린 중국인 VIP 관광객 대상 프로모션인 ‘웰컴 어게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이 프로그램을 도입해 지난해 5백만원 이상 구매한 중국인 ‘큰손’ 관광객의 1년 평균 방문 횟수인 2.8회를 4회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식품 프로모션도 대폭 강화해 현대백화점 웨이보 계정 또는 한국여행포털 사이트인 ‘한차오’에서 할인 쿠폰을 출력한 고객 대상으로 서울 강남 지역의 맛집 설명과 지도를 증정하고, 현대백화점 식품관 5천원 할인권도 제공한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은 “최근 몇년 새 강남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만큼 기존에 방문했던 고객들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내국인 고객들에 준하는 혜택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옥상 하늘정원 전체를 요우커만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넌버벌 뮤지컬 ‘비밥’, 대장금·허준 한복체험’ 이벤트등 한류테마 문화공연, 체험이벤트등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지난 춘절에 첫선을 보인 점프공연은 사전 예약티켓이 일찌감치 종료됐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롯데백화점은 27일부터 백화점 업계 최초로 본점, 잠실점, 에비뉴엘월드타워점, 김포공항점 부산본점과 아울렛 서울역점, 파주점 등 유커가 많이 찾는 7개 점포에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이 도입되면 중국인 고객은 기존 결제수단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다. 알리페이로 결제할 때 고객은 자신의 휴대폰에 설치된 알리페이 앱에 포함된 바코드를 단말기에 찍기만 하면 된다. 세금 환급 절차도 간소화돼 기다리는 불편함이 해소될
신라면세점은 구매력높은 자유여행객들을 겨냥해 신라면세점을 방문해 1달러이상 구매하는 자유여행객에게 t머니, 와이파이 이용권, 남산타워 입장권, 셀카봉, 휴대용 휴대폰 충전기등이 들어있는 한국여행 필수혜택 모음팩을 제공한다.
[김주영 기자 / 황형규 도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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