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문자통신은 무료로 제공하고 데이터 중심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KT 데이터 선택 요금제’가 통신시장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자신의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젊은층은 용량이 많은 요금제를, 50~60대는 적은 요금제로 갈아타기가 확산되고 있다. LG유플러스와 SKT도 뒤이어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국내 가계 통신비가 합리적으로 낮춰질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는 지난 8일 출시한 ‘데이터 선택 요금제’가 12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고 이날 밝혔다. 영업일 기준 3일이 조금 넘는 단기간에 이처럼 많은 가입자가 몰린 요금제는 KT로선 처음이다. 2년전 무한 음성통화를 도입하면서 출시했던 ‘모두다 올레’ 요금제의 경우 사흘간 가입자수가 5만 8000명으로 당시까지 가장 반응이 좋았다.
이번 데이터 선택 요금제의 경우 연령층에 관계없이 고르게 큰 관심을 보였다. 다만 연령층에 따라 선택한‘데이터 사용량’은 명확히 다르게 조사됐다.
지난 4일간 가입자를 분석한 결과 30~40대의 비중이 50%로 가장 많아 합리적인 요금제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 선택한 요금제를 보면 20~30대는 4만9900원과 5만9900원 요금제를, 40~50대는 3만4900원, 60대 이상은 가장 저렴한 2만9900원 요금제에 가입비중이 가장 높았다.
60대 이상의 경우 데이터 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음성·문자를 무제한 사용하는 요금제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20~30대의 경우 월 6~8GB의 데이터 사용량을 선택한 셈이다. KT 관계자는 “영화 1편을 다운받는데 1GB 안팎의 데이터가 사용된다”며 “젊은층은 월 5~6편 이상의 영화나 드라마를 다운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매달 사용하지 않고 남은 데이터는 다음달로 이월하거나, 다음달에서 미리 당겨서 사용할 수도 있다. 자신의 데이터 수요에 따라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점도 고객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강국현 KT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시장 반응이 좋은 것은 고객들의 잠재 니즈를 먼저 파악하고 새로운 통신 소비 패러다임을 주도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 요금제는 사업자들이 스팸 등 상업적으로 악용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제한 사항을 두고 있다. 하루 600분(10시간) 초과한 음성통화를 월 3회 이상 할 수 없으며, 월 음성통화도 6000분(10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당초 ‘착신통화
이처럼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게 나타나면서 LG유플러스와 SKT도 유사 요금제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 요금이 전체적으로 데이터 중심으로 빠르게 개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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