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 신세계] |
중국 여유법 시행 이후 개인 블로그 등을 참고해 여행 계획을 짠 뒤 개별 여행으로 한국을 찾는 바링허우족이 늘면서 이들을 잡으려는 유통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아 등 백화점 업체가 중국 파워블로거를 직접 초청해 무료 팸투어를 진행하고 등 입소문(바이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바링허우는 중국에서 1980년 이후 태어나 급속한 경제 성장 속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서 자란 세대를 말한다. 소비에 두려움이 없는데다 유행에도 민감해 중국 내 주요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 물론 스마트폰을 이용해 정보를 습득하고 공유하는 데 익숙해 대규모 단체 여행이 아닌 배낭 여행이나 소규모 개별 여행으로 한국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항공권과 숙소만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고 온라인과 모바일을 이용해 추천 쇼핑 장소와 품목 등을 짜는 식이다.
안커신 씨는 “한국은 가깝기 때문에 여행을 가는 데 부담이 적고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한국 업체들이 중국 온라인 사이트를 직접 운영하거나 중국인을 대상으로 이벤트도 많이 진행한다”며 “주변에서도 두 번째 여행일 경우 여행사를 거치지 않고 혼자 또는 친구들끼리 배낭여행 겸 쇼핑하러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같은 바링허우에 가장 강력하게 ‘러브콜’을 보낸 것은 신세계 백화점이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마케팅을 기존 백화점에서 면세점, 아웃렛, 호텔 등 전 계열사로 올해부터 확대하면서 중국 내 신세계그룹 인지도도 덩달아 높이겠다는 목표다.
신세계는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3박4일동안 중국 파워블로거 5명을 초청해 백화점, 면세점, 호텔 등 신세계 그룹의 유통시설을 직접 체험하는 ‘신세계그룹 팸투어’를 진행한다. 기존에 신세계 백화점이 진행한 ‘신세계 백화점 팸투어’를 확대한 것으로 일정과 콘텐츠도 그룹 차원에서 VVIP급으로 조정했다.
신세계그룹은 “기존에는 서울 시내 백화점을 주로 둘러봤지만 이번에는 청담동 소재 신세계 인터내셔날 명품 로드숍을 비롯해 부산 신세계 면세점, 신세계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 등을 둘러보는 일정을 추가했다”며 “신세계그룹의 주요 유통벨트를 전부 체험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각 계열사 직원의 쇼핑 가이드는 물론 약 300만원의 쇼핑지원금도 개별 지급한다. 숙박시설도 조선호텔 최고급 룸으로 정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팸투어에서 개인당 드는 비용은 약 1000만원 정도로 신세계가 전액 지원한다”며 “현지 대행사를 통해 팔로워수 200만명 이상의 20대 파워블로거 3명과 온라인상에서 신세계를 많이 홍보한 우수 블로거 2명을 모집한 만큼 홍보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절 기간동안 신세계 백화점의 중국인 매출은 전년대비 약 50% 신장했다. 신장폭 대부분을 20~30대 바링허우 요커가 차지해 전체 중국인 매출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만큼 앞으로의 성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롯데백화점도 다음달 중국인 파워블로거 3인을 초청해 2박3일에 걸쳐 롯데그룹의 주요 랜드마크를 투어하는 ‘롯데팸투어’를 진행한다. 참여하는 파워블로거는 웨이보 팔로워 수가 평균 50만명에 달하는 20~30대 패션업계 종사자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잠실점, 롯데월드와 롯데월드몰 등에 방문하면서 한국 패션에 관심이 많은 한국 거주 중국인과 유커 등 50명을 추가로 초정해 ‘박신혜 따라잡기’를 테마로 한 ‘K뷰티 클래스’도 진행한다.
또 파워블로거 방문 시기에 맞춰 본점에서 ‘K-뷰티페어’를 열고 다음달 8일부터 19일까지 유커가 선호하는 화장품 브랜드와 영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특별 할인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에도 중국의 유명 패션·뷰티 블로거인 웨이단, 웨이칭 쌍둥이 자매를 초청해 블로그 포스팅을 유도하기도 했다.
구동욱 롯데백화점 글로벌담당 매니저는 “지난 춘절기간 방문했던 파워블로거가 작성한 글의 조회수만 40만건을 넘었다”며 “일반 온라인 광고 대비 4배 이상의 마케팅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중국 대학의 졸업 시즌이 다가오는 만큼 2030 젊은 중국 소비층을 본격적으로 공략해 본격적인 휴가철인 7월과 8월까지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 역시 명품관을 중심으로 개별 외국인 관광객을 잡고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발생하는 외국인 매출의 절반 이상이 갤러리아 글로벌 멤버십카드를 이용할 정도로 재방문율이 높다. 단체 관광객보다는 개별 관광객 위주로 서비스를 진행해 개별 바링허우도 크게 늘었다.
한화갤러리아는 “갤러리아 명품관의 외국인 고객은 타사과 달리 단체 관광객 중심이 아닌 개별 방문이 많아 고액 중심의 쇼핑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때문에 중국인 인당 객단가 역시 300만원 수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통역자가 상시 대기하는 외국인 컨시어지 서비스를 비롯해 외국인 멤버십, 글로벌 VIP 라운지 등을 운영하면서 이번 노동절 프로모션 기간동안 외국인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와 비교해 60% 이상을 뛰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쇼핑 도우미 서비스를 넘어 최근 서울의 인기 관광 명소, 맛집, 트렌드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맞춤 서비스를 진행한다”면서 “바우처에 들어가 있는 전 서비스가 갤러리아를 통해 예약, 진행하고 필요할 경우 동행까지 해주는 등 개인별 서비스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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