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에 대한 세금 혜택을 줄인 세제개편안이 적용된 이후 직장인 기부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설상가상으로 TV·라디오·신문 등 미디어를 통한 일반인 기부도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부금 세금혜택 축소가 기부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던 전망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기부문화 근간인 ‘풀뿌리 기부가’ 급격히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직장인 기부금액은 49억원에 불과했다. 55억원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9% 줄어든 것이다. 해마다 증가세를 보여온 직장인 기부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직장인 기부는 매달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자동이체시켜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형식이다. 공동모금회는 직장인 기부를 두고 ‘개인 기부의 근간이자 중심’이라고 의미를 부여해 왔다.
미디어를 통해 일반인들이 기부한 금액은 48억원으로, 전년 동기(58억원)보다 17.2%나 급감했다.
공동모금회뿐 아니라 다른 법정기부단체 직장인 기부도 감소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2014년 귀속분 연말정산 환급이 이뤄졌던 올해 2월을 전후해 기부금에 대한 세제혜택이 줄어든 것을 직장인들이 체감한 것으로 보인다”며 “세혜택이 감소하자 상당수 직장인들이 기존 정기 기부를 해지하거나, 신규 기부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진 해마다 직장인 기부가 늘어왔으며 특히 연초에는 상당히 큰폭으로 증가했는데, 올해는 연초인데도 두자릿수 비율로 줄어들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모금회의 전체 개인 기부금액은 총 444억원으로, 전년 동기(440억원)보다 0.9% 증가했다. 이는 1억원 이상 초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멤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그나마 아너소사이어티에 대한 적극적인 확대 노력이 있었기에 개인 기부액이 증가한 것”이라며 “그러나 가장 건실한 개인 기부자들이자 기부문화 주축인 직장인 기부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은 기부문화 정착과 지속성 측면에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1~4월 아너소사이어티 기부금액은 전
정부는 지난 2013년말 세법을 개정하면서 소득공제 대상이던 기부금을 세액공제로 전환시켰다.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기부금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이 크게 줄었다. 세금감면 혜택이 줄어든 후 기부에 대한 욕구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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