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안정화가 아니라 품질 고급화에 주력해야 할 때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국·일본·독일 등 글로벌 유수의 차 브랜드들을 제치고 미국 소비자가 꼽은 최고 품질 신차로 선정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999년 부도위기의 기아차를 인수한 이후 16년간 품질경영을 외친 끝에 달성한 쾌거다.
미국 최대 시장조사업체인 JD파워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2015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 기아차는 33개 전체브랜드 가운데 2위를, 현대차는 4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6위를 기록했던 기아차는 올해 조사에서 20포인트나 개선된 86점을 받아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1위 포르쉐가 양산물량이 적은 차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1등이다.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미국시장에 품질로 시장을 압도한 것은 숫자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16년전 미국 소비자들에게 당했던 품질비난을 화끈하게 설욕한 셈이기 때문.
지난 1999년 회장 취임직후 미국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은 현장에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현대차는 당시 품질이 뒷받침이 안돼 소비자들로부터 리콜요청이 쇄도하던 차였다. 저급한 품질은 미국 코미디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가 되기도 했고 품질 때문에 못 팔겠다는 딜러들의 항의도 빈번했다.
정 회장은 미국 출장길에서 돌아오자 마자 JD파워에 품질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 양질 차가 나오기 전에는 못 판다는 정 회장의 철학 때문에 생산라인을 중단시키기도 하고 신차출시 일정이 미뤄지기도 했다.
각부서에 흩어져있던 품질 부서를 통합해 품질 본부를 신설하고 품질경영을 못맞춘 임원들은 줄줄이 옷을 벗었다. 이렇게 품질경영을 꾸준히 외친 결과 드디어 JD파워 조사에서 영예의 1등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29년간 이 조사를 담당해왔던 미국 JD파워의 르네 스티븐스 부사장도 “한국 브랜드의 약진, 특히 기아차의 품질 개선은 놀라울 정도”라며 “일본 브랜드의 품질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한국 브랜드의 품질 개선은 더욱 빨라졌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은 특히 기아차의 인포테인먼트 개선에 높은 점수를 줬다. 차량용 오디오시스템, 커뮤니케이션, 내비게이션 등에서 모두 만족을 나타낸 것. 기아차의 음성인식 시스템이 고객 사용패턴을 상세히 조사해 맞춤형으로 접근했던 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주효한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차량내에서 운전자가‘마더(엄마)’라고 정확하게 발음해야만 엄마에게 자동으로 전화가 걸렸는데 지금은 ‘마이 마더’, ‘프리티 마더’ 등 다양한 단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부정확한 발음도 유추해 찾아내 오류를 최소화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는 오는 2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에 들어서는 현대차 충칭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로, 2017년 완공되면 중소형 차량과 중국 전략 차량을 양산한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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