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에 물은 철철 넘치는데, 주변 논과 밭은 타들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수십조 원을 들여 4대강 사업을 벌이면서도 물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준비는 못 한 겁니다.
박호근 기자입니다.
【 기자 】
경기도 여주시를 관통하는 남한강의 이포보입니다.
그 아래로 강물이 유유히 흐릅니다.
하지만, 이 강에서 1km도 안 떨어진 논은 말라가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강을 깊이 파 물의 양은 많아졌지만, 이 물을 농업용수로 쓸 수 있는 수로 시설은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포보 관리사무소 관계자
- "범람을 막고 물을 조절하기 위한 거지. 농업용수를 어디 대주는 것은 아직 보지를 못했습니다. 제가 한 4년 됐는데."
전국 4대강 16개 보에 7억 2천만 톤의 물이 가둬져 있지만, 가뭄으로 타들어가는주변 논밭에는 무용지물입니다.
▶ 인터뷰 : 윤인식 / 경기 여주시
- "저렇게 한강 옆을 지날 때 보면 물이 철철 넘쳐 흘러가는 걸 보면 농민으로서 아주 아쉽죠. 물을 끌어다 농사짓는다면 가뭄을 피할 수 있는데…."
그나마 저수지에서 내려오는 물도 점점 줄어 농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 스탠딩 : 박호근 / 기자
- "저수지의 수면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이 물이 마르면 논으로 들어가는 물도 끊깁니다."
결국, 강물을 인위적으로 끌어다 써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이달 말까지 수십 대의 급수차를 동원해 여주 옥천저수지 등지에 물을 실어나르는데 수억 원의 예산이 듭니다.
농어촌공사가 남한강에 양수장을 설치해 송수관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겠다는 여주 백신지구 사업에는 1,029억 원이 투입됩니다.
물을 가두는데 수십조 원을 쓴 4대강 사업, 가둔 물을 쓰는데도 큰 돈이 들어가게 됐습니다.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