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거주하는 A씨(74·남)는 지난 10일 소농장에서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진드기에 노출됐다. 발열 증상이 있어서 제주 소재 병의원 3곳에 들러 치료를 받았지만 증세가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혈소판 감소와 패혈증 악화로 14일 사망했다.
올들어 처음으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감염돼 사망환자가 발생했다. SFTS는 4~11월 참진드기(야생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며 원인물명의 발열, 구토, 설사, 식욕저하, 복통 등 소화기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두통, 근육통, 신경증상(의식장애, 경련, 혼수), 림프절종창, 호흡기증상(기침), 출혈증상(자반증, 하혈)을 일으킨다. 2009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보고됐고 2013년 1월 일본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36명이 SFTS에 감염돼 17명이 사망했고 지난해에는 55명이 감염, 16명이 사망했다.
SFTS의 감염경로는 매개 진드기에 물려 전파(진드기에 물린 자국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음)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감염 환자의 혈액·체액에 의한 접촉감염도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SFTS를 유발하는 진드기는 일반적으로 집에 서식하는 진드기와 달리 주로 숲과 초원, 도심 외곽등 야외에 서식한다”며 “특히 작은소참진드기가 5~8월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시기여서 야산이나 들판에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풀숲이나 덤불 등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장소에 들어갈 경우에는 긴 소매, 긴 바지, 다리를 완전히 덮는 신발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거나 함부로 눕지 말고, 등산을 할 때도 등산로를 벗어난 산길을 다니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야외활동 이후에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머리카락, 귀 주변, 팔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있지 않은지 꼼곰히 확인해야 한다. 옷을 털고 샤워나 목욕을 해 혹시나 몸에 붙어있을 지도 모를 진드기를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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