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시작된 제조업 혁신은 중국 멕시코 등지로 떠났던 미국 기업의 공장을 본토로 되돌리고 있다. 독일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도 제조업 혁신에 발벗고 나섰다. 현대중공업 LS산전 등 한국 대기업들도 제조업 혁신의 흐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혁신에 앞장섰던 제조업체들은 앞다퉈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였다. 롤스로이스 버지니아공장은 지식공유를 통해 항공엔진 생산시간을 75% 단축했다. 생산성이 높아진 만큼 근로자는 보다더 창조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소품종 대량 생산체제를 통해 노동생산성을 높였다면 지금은 제조업 혁신을 통해 다품종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제품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3D 프린팅이 속속 도입되면서 1인 제조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로컬모터스는 3D 프린터로 44시간만에 자동차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제는 중소기업 차례다. 제조업 혁신의 바람이 중소기업으로 옮겨붙고 있다. 전체 중소기업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한국 현실을 감안할 때 중소 제조업 혁신은 선택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중소 제조업체들이 글로벌 제조업 혁신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한다면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에 경쟁력을 내줄 수밖에 없다. 대기업과의 기존 거래도 장담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지난 3월 ‘제조혁신 3.0 전략’ 4대 실행대책을 발표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4대 실행대책은 스마트공장 보급을 지원해 올해 1000개, 2020년 1만개로 늘리겠다는 스마트 생산방식 확산이 첫번째다. 병원물류 로봇, 재난헬스케어 웨어러블기기 등 스마트융합제품을 조기 가시화해 창조경제 대표 산업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두번째다. 창조경제센터를 통한 창업 활성화와 제조업 혁신을 도울 각종 세제 지원과 규제 개선도 4대 실행대책에 포함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버지니아주는 최근 미국 알링턴에서 한·미 제조업 혁신 포럼을 개최하고 양국의 제조업 혁신 성공 사례를 공유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버지니아 첨단제조혁신센터가 매년 각각 100만 달러씩 출연해 제조업 혁신을 위해 IoT(사물인터넷) 디지털디자인 3D프린팅 등의 분야 공동 R&D 프로그램을 진행키로 했다. 한국전자부품연구원과 버지니아공대는 정보와 인력을 교류하고 R&D 성과를 공유하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 빼앗겼던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저렴한 노동력이 아닌 기술집약적 고품질 제조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를 위해 3D프린팅, 스마트공장 등 제조업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자문위원회 산하에 민간과 대학이 참여하는 첨단제조파트너십 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제조업 혁신과 연구성과 상업화를 위한 국가제조업 혁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민·관 제조업 혁신과 R&D를 적극 지원한다. 핵심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기업과 대학을 동시지원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법인세 상한을 35%에서 제조업의 경우 25%까지 낮추기도 했다. 상속세를 50%에서 35%로 인하하고 수입 원자재에 부과되는 관세를 감축, 폐지한 것도 제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제조업 도약을 노리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IoT(사물인터넷)와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역량 등을 결합해 4세대 생산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중소기업 특화 R&D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독일 정부는 또 해고절차 간소화, 실업급여 기간 단축 등의 개혁을 진행 중이다. 해외 기업과 협력해 직업훈련 과정을 확대하고 고숙련 인재의 이민 유입을 장려하고 나서는 등 인재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법인세는 지난 10년간 10%포인트, 20년간 30%포인트 인하한 바 있으며 법인세 뿐만 아니라 상속세 관세 R&D세 등도 인하 추세다.
일본은 내각에 종합과학기술회의를 설치하고 정부 각 부처가 고루 참여해 제조업의 R&D 역량을 지원토록 했다. 또 공장설비 보조금 상한액 제한을 없애 소니 샤프 혼다 등 굴지의 기업이 일본에 투자하도록 이끌었다. 기업실증특례 제도를 도입해 기업 맞춤형 규제 개선도 시작했다. 법인세는 30%에서 25.5%로 인하한 데 이어 내년까지 3.29%포인트 추가 인하를 검토 중이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후 ‘산업정책 혁신(Reform of Industry policy)’을 추구하고 있다. 현재 제조업 혁신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 제조업이 부활 조짐을 보이자 수출과 고용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급격히 위축됐던 미국의 기업설비투자는 최근 10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창업 증가율은 연 6%로 93년 이후 최고치를 이어갔고, 공장 신규설립은 매년 1000개 이상 늘고 있다. 제조업 고용은 1120만명으로 전체 고용자의 10%에 육박했다. 미국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지수는 지난 달 52.8을 찍는 등 올 들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의 대표 자동차기업인 포드는 멕시코에 있던 트럭 생산공장을 최근 미시건주와 오하이오주로 옮겼다. 중국와 멕시코에서 공장을 운영했던 GE는 냉장고와 온수기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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