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8·15 사면 발언이 전해진 13일 재계는 “옥중에 있는 기업인들이 사면을 받고 경제 살리기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하고 나섰다. 재계 3위인 SK그룹을 비롯해 총수 부재로 경영 차질을 빚고 있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데다 주요 기업들 경영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인 대사면을 통한 경제 살리기가 올 하반기 이후 투자·고용 회복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게 재계 판단이다. 대통령 사면의 경우 실형이 확정된 사람만 가능하기 때문에 재계에서 이번 8·15 사면 대상으로는 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SK수석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자원 LIG 회장 등 현재 복역중이거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재계 인사들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은 아직 형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사면 대상에는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은 삼성과 현대차 등 30대 그룹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9일 ‘경제난 극복을 위한 기업인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적 역량을 총집결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다시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하게 호소드린다”며 기업인 사면 문제를 공식 거론한 바 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하반기가 시작됐지만 경제상황이 연초보다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국가경제에 기여했고 투자결정을 할 수 있는 기업인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회장은 2013년 1월 법정 구속돼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2년6개월째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2017년 1월31일이 만기일이며 오는 8·15 시점에서 형량의 63.4%를 채운다. 최 회장 동생인 최재원 수석 부회장도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SK그룹은 총수 일가가 동시에 옥고를 치르면서 경영전략 수립과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올해초 기자단 신년 간담회에서 “SK 그룹의 경우 IT 첨단업종으로 그룹의 수장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데 미래를 고려하고 다시 태어나는 기회를 줘야 한다”며 최태원 회장 형제의 사면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사면 가능성과 관련해 “확정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지만 그룹 내부에서는 최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해 흔들리는 그룹 위상을 다시 세워줄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집예유예가 확정됐기 때문에 이번에 사면대상이 될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2월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이후 삼성 화학·방위산업 계열사 인수, 이라크 신도시 건설사업,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등을 진두지휘하며 경영보폭을 넓혀왔다. 다만 김 회장은 아직 사면이 안돼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맡지 못하고 있다.
구자원 LIG 회장 3부자도 사면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다. 구자원 회장은 사기성 기업어음 발행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고, 장남인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은 징역 4년, 차남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은 징역 3년을 각각 확정 받았다.
총수 부재로 고전중인 기업 가운데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현재 상고심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 회장은 횡령과 배임, 탈세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9월 2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으며 현재 대법원의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역시 징역 4년6월형을 선고 받고 대법원 재
[채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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