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캐주얼이 부활하고 있다. 글로벌 SPA(생산유통일괄)브랜드의 진출로 직격탄을 맞고 비틀대던 이들이 올해 들어 경쟁력있는 가격과 공격적 신제품 출시 등으로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것이다.
대표주자로는 TBJ와 앤듀, 버커루 등을 보유한 MK트렌드와 베이직하우스 등을 가진 더 베이직하우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인수된 톰보이와 코모도스퀘어 등이 있다.
해외 SPA에 대적할만한 경쟁력있는 가격과 한국인 체형에 맞는 ‘코리안 핏’을 강조하는 전략이 올들어 먹히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TBJ나 베이직하우스의 경우 대부분의 단품 옷 가격이 10만원대 미만으로 경쟁력있게 책정된 것이 유효했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중국시장에 안착, 성과를 내면서 국내 시장에 투자할 여력이 생긴 것도 한몫했다.
28일 패션 업계에 TBJ와 앤듀 버커루 NBA 등 캐주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MK트렌드는 올해 1분기 651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4.2% 성장했다. 국내 시장이 어렵지만, 해외 라이센스 브랜드인 NBA의 성공적 중국 진출을 발판으로 국내 토종 브랜드에 대한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하며 소폭이나마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MK트렌드 측은 “2013년과 2014년은 해외 SPA 브랜드 붐으로 국내 캐주얼 시장이 다소 어려웠지만, 이후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면서 어느 정도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TBJ는 보이그룹인 BTOB를 모델로 발탁하고, 버커루는 AOA의 설현은 모델로 쓰면서 ‘설현 바이터진’까지 내놓으면서 17~25세 소비자들 사이에서 떨어진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더 베이직하우스는 국내 캐주얼 의류 브랜드 중 중국시장에선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브랜드다. 전체 매출의 80%를 중국이 차지할 정도다. 2004년 중국 상하이의 백화점을 통해 베이직하우스를 입점시켰고, 2년전부터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를 통해 의류판매를 시작하면서 중국 브랜드보다 더 중국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얻은 것이 통했다. 그러나 국내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전반적 내수 부진과 유니클로와 같은 해외 SPA 브랜드의 협공에 맥을 못추고 있다. 그러나 최근 ‘마인드브릿지’ 브랜드를 통해 비즈니스맨을 위한 편집숍 전략을 통해 백화점 내 매장 확대를 해나가고 있고, 베이직하우스의 경우 SPA 브랜드보다 되레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접근하고 있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이 16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438억원보다 15% 증가했다.
지난 1977년 탄생해 국내 캐주얼의 대표주자로 꼽혔으나 2010년 부도를 맞을 정도로 어려웠던 톰보이도 ‘신세계톰보이’로 새롭게 출범하면서부터 적자에서 탈출해 올해 매출 1400억원을 기대하는 회사로 우뚝섰다. 이는 작년보다 40% 가량 향상된 실적이다. 2011년 인수 당시 100억원대를 기록했던 영업적자는 2년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법정관리도 졸업했다. 신세계톰보이 산하에는 5개 브랜드가 있는데 이 중 톰보이와 코모도스퀘어 등 정통 국내 캐주얼 브랜드가 이같은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것이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의 설명이다. 회사 측은 기존보다 좀 더 편안하고 활용도가 높은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가격을 낮춘 것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수트같이 딱딱했던 기존의 디자인에서 벗어나고 제품의 판매 가격을 보통의 영캐주얼 브랜드보다 20% 싸게 책정하는 ‘클린 스마트 프라이스’ 정책을 실시한 것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토종 캐주얼이
[박인혜 기자 /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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