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업계에 재미교포 한국인 최고경영자(CEO)들이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제약 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바이오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52)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UC버클리를 졸업하고, 노스웨스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00년 삼성에 입사 하기 전까지 연구개발(R&D)과 경영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이 경험을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창사 5년만인 내년에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고 대표는 그동안 월가의 IB들을 일일이 만나 상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고 대표는 당시 미국 바이오업체인 다이액스(Dyax)를 미국 시장에 상장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다.
DNA 백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나스닥 상장사 이노비오의 김종 대표(46)도 11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케이스다. 최근 이노비오는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에 항암 면역치료제 기술 이전을 성사시켰다. 김 대표가 한국에 투자한 진원생명과학도 다국적 제약사 로슈에서 기술수출 대금을 받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MIT에서 화학공학과 경제학 복수학위를 받고, 펜실베이니아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백신 개발자로 미국 머크(MSD)에서 일을 시작한 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A형 간염 백신, 아데노바이러스 기반 AIDS 후보백신을 개발한 연구팀에서 활약했다. 2000년에는 VGX(현 이노비오)를 창업해 글로벌 백신 개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미국 국적 바이오 부문 전문가를 영입한 경우도 있다. 바이오기업 제넥신은 최근 코넬 의대 출신 경한수 씨(42)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신임 경 대표는 세계적 바이오 전문 투자회사 버릴 앤 컴퍼니에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투자경험을 쌓으면서 나스닥 파마셋에도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임상시험 진행과 기술 수출 등에 이들의 해외 경험이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세계 바이오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