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기업문화를 창의적이고 도전적으로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4일 “가능성이 낮은 새로운 일에도 도전하고 개척정신을 높이기 위해 ‘퍼스트(First) 펭귄상’을 신설했고, 직원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퍼스트 펭귄상은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가 지난 6월 신설해 공모절차를 거쳐 최근 첫 시상식을 가졌다. 퍼스트 펭귄이란 남극 펭귄들이 사냥을 위해 바다로 뛰어드는 것을 두려워 하지만 한 마리가 용기를 내서 뛰어들면 다른 무리들도 따르는 습성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상은 결과가 실적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그 과정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메모리사업부는 지난 7월 제조, 마케팅, 연구개발, 품질관리 등 각 부서에서 수백건의 아이디어를 제출받아 8개팀(50여명)에게 펭귄상을 수여했다. 각 수상팀은 50만원의 격려금과 함께 아이디어가 실제 업무에 적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회사의 지원을 받는다. 특히 박지웅 책임연구원(플래시 개발실)팀에서 제시한 ‘미로 러너(Maze Runner)’라는 제품 테스트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은 미로와 같이 수백개의 프로그램과 수 만번의 제품 테스트 과정을 가상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이 프로그램으로 주요 제품을 테스트해본 결과, 테스트 기간과 필요인력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으나 제품 종류가 많아지고 복잡해지면서 후속 제품에 적용하는데 한계를 보였다. 이처럼 비록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미래의 새로운 테스트 프로그램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이번 응모전에 참여한 임직원들은 결과가 아니라 도전 그 자체를 회사에서 인정해줬다는데 보람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진교영 부사장(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은 “삼성전자 반도체가 23년간 메모리 반도체 1위를 유지하는 저력은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추구하는 정신이었다”며 “이번 상이 신설되면서 이 같은 창조적 기업문화가 되살아나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의 창의성 고취를 위해 ▲C-Lab 스타트업 창업 지원 ▲자기계발휴직제 신설 ▲자율출퇴근제 도입 ▲육아휴직제 2년으로 연장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자발적 연구 프로젝트이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Lab(Creative Lab)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 3년간 100여 개의 과제가 C-Lab에서 진행돼 40여 개는 과제 개발이 완료됐으며 그 중 27개는 관련 사업부에서 개발과 상품화를 진행중이다. 최근에는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3가지 과제를 선정해 임직원들이 스타트업 기업을 직접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독립경영을 하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 봄에는 입사 3년차 이상 임직원이 자기계발 휴직을 신청하면 최장 1년간 어학연수나 장기 해외연수를 다녀올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의 육아휴직 기간도 1년에서 2년으로 늘려 육아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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