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1인가구가 신소비의 주축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른바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를 창출해 가고 있다.
지난달 8월 16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싱글족(1인 가구)의 경제적 특성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지난 2000년 226만 가구(전체가구 중 15.6%)에서 올해 전체 인구의 26.5%에 달하는 506만 가구로 늘어 124%나 급증하는 추이를 보였다. 전체 가구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한국 경제의 주축이었던 4인가구의 비중(지난해 기준 22.5%)를 뛰어넘은 지 오래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구 구성원 수가 줄어들면서 한 가구당 소비량이 덩달아 줄자 최근 농림수산부는 아예 사과·감 등 과일 포장박스 표준을 종전 15kg에서 10kg으로 줄였다. 배도 올해 시범적으로 포장 단위를 줄이고 2016년 본격적으로 소포장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소포장·낱개 판매가 급증하면서 유통업계에서는 ‘극단적인 낱개포장’상품이 생겨나고 있다. 과일은 ‘알’, ‘봉’단위로 소분해 판매하거나 기존 야채 중량을 줄여 파는 데 이어 세제나 과채즙까지 1회용 소포장이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1회용 액체세제인 ‘슈퍼워시 1회용 세제’를 개당 100원씩 판매해 열흘만에 1만개를 완판했다. 또 배즙 블루베리즙 양배추즙 등 건강즙을 한봉지당 300원에 낱개로 판매중인데 올 매출이 전년대비 30%이상 신장했다.
1모짜리 두부를 4등분해 내놓은 ‘4분의1모 두부’는 3년전부터 매년 매출이 10%이상 신장해 이마트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65g짜리 미니케찹과 마요네즈도 지난해 동기 대비 15% 매출이 늘었다. 소포장 상품 등 1인 가구를 위한 식재료의 매출이 늘어나자 이마트는 올해부터 김포한강점을 시작으로 아예 이들을 겨냥한 ‘손질 채소 코너’까지 만들었다. 매운탕용채소,카레용채소 등 용도에 맞게 주문하면 1인용(1팩 1980원)으로 즉석에서 손질해준다.
혼자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따지지 않고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노브랜드’족이 늘고 있다. 혼자 살면서 굳이 이름있는 브랜드의 비싼 제품을 구매하는 ‘과시형 소비’를 할 필요가 없어지는 반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중소 브랜드 가운데 성능이 좋은 실속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에서 가장 판매가 높은 ‘전기레인지’는 이마트의 자체 PB 브랜드인 ‘이마트 러빙홈 1구 전기렌지’로 전체 전기렌지 판매 비중의 40%에 달한다. 가격이 4만9900원으로 저렴한데다 1인용으로 특화된 제품이라 더욱 인기다. 오픈마켓인 G마켓에서5년새 4배 이상 매출이 급증한 ‘라면포트’ 등도 대부분 중소기업 제품이다.
11번가에선 ‘슬레븐’ ‘스마트라‘ 등 중소 브랜드 TV가 완판 신화를 만드는 등 저가 TV 매출이 전년대비 31% 늘었다. 11번가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의 영향으로 인지도는 낮아도 가성비가 높은 가전들이 상승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제품들의 경우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 상품도 많아 싱글족에 특히 인기”라고 설명했다.
최근 옥션· 지마켓에서 여러 판매자가 판매하고 있는 상품을 묶어 한번에 배송해주는 서비스인 ’묶음배송‘(스
[이새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