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자리, 비정규직 양극화 문제, 소외계층을 위해 힘써달라.”(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실천하기에 따라 독일 하르츠 개혁, 네덜란드 바세나르협약처럼 후세들로부터 한국병을 고친 노사정 대타협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15일 정부서울청사 노사정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노사정위원회 89차 본위원회. 다시 만난 노사정 대표들의 표정에서는 피곤한 모습 속에서도 후련한 마음이 느껴졌다. 이들은 한국노총이 중앙집행위원회 의결이라는 마지막 고비를 넘길 때까지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 13일까지 1년여의 시간동안 120차례 이상의 회의를 거친 노사정은 이날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문’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한국경총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윤상직 산업자원부 장관 등 10명의 노사정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노사정 대표들은 소회를 밝히면서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대환 위원장은 참석자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대타협 성사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내가 안하면 안되는 건가”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기권 장관은 “힘든 길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했다. 주무장관으로서 현 상태보다는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미래지향적이라는 신념이 있었다”며 “앞으로 65개 조항에 대해 대타협 정신에 입각해서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병원 회장 역시 “노사정 합의가 어려움을 겪은 것은 노동계가 항상 피해를 입었다는 노총의 피해의식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합의를 이뤄준 김동만 위원장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노동계의 우려가 기우라는 것을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회의 내내 굳은 표정이던 김동만 위원장은 “어려운 여정이었다. 현장에서 우려하는 것이 불식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그는 청년과 비정규직을 비롯한 사회적 양극화 문제 해소에 노사정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이번 노사정 대타협은 독일 하르츠 개혁, 네덜란드 바세나르 협약과 마찬가지로 후손들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실천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노사정 참여주체들은 각자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정부는 안전성과 유연성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대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
김대환 위원장은 “급박한 경제위기 상황이 아닌 상시적 저강도 위기에서 미래를 준비하자는 공감대 속에 선제적 개혁을 이뤄냈다”며 “합의문에 담긴 소중한 타협안이 입법화 등으로 우리 사회에 온전히 녹아내릴 수 있도록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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