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많이 해도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길면 비만, 당뇨병, 심혈관질환, 암에 걸릴 위험이 높고 수명이 짧아진다는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지방간(비알코올성)에 걸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유승호, 장유수, 조용균 교수팀은 건강검진을 받은 약 13만명을 대상으로 10시간 이상 앉아있는 그룹, 5~10시간 앉아있는 그룹, 5시간 이내 앉아있는 그룹으로 나눠 비알코올 지방간과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10시간 이상 앉아있는 사람은 운동량과 상관없이 앉아있는 시간이 5시간 미만인 그룹에 비해 지방간이 9% 많았다. 가장 대조가 되는 그룹을 대비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신체활동량이 부족하면서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 10시간 이상인 그룹이 건강증진 신체활동을 하고 5시간 미만 앉아 있는 그룹을 비교한 결과 지방간이 36% 많았다.
유승호 교수는 “신체활동이 많을수록 지방간이 예방되고,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길면 지방간 위험이 높았다”며 “건강증진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은 평균적으로 비신체활동그룹보다 지방간이 20% 적게 관찰됐다”고 말했다.
운동량의 척도로 활용한 신체활동량은 최근 7일 동안 직장, 집, 실외에서 이동, 움직임, 운동 등 모든 활동을 강도, 시간, 주당 횟수 세 가지 기준으로 측정해 비신체활동(inactive), 최소 신체활동(minimally active), 건강증진 신체활동(health-enhancing physically active, HEPA)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건강증진 신체활동은 예를 들면 달리기, 에어로빅, 빠른 자전거 타기, 무거운 물건 나르기 등 고강도 동작을 하루 약 60분, 주 3일 활동한 것을 기준으로 잡았다. 최소 신체활동은 보통속도로 자전거 타기, 복식테니스, 가벼운 물건 나르기 등의 중강도 신체활동을 하루 약 30분, 주 5일이상 시행한 것을 기준으로 했다. 비신체활동은 그 이하가 된다.
비알코올 지방간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이다. 대부분 무증상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된다. 그리고 건강검진에서 비알코올 지방간 진단을 받아도 경각심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용균 교수는 “비알코올 지방간도 다른 만성 간염처럼 간세포가 파괴되는 염증을 일으키는 지방간염을 거쳐 간 조직 섬유화로 기능이 떨어지는 간경변을 지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지방간은 당뇨병과 심장질환 위험도 상승시키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호 교수는 “만성질환을 예방하려면 신체활동량을 늘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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