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있는 스타트업의 두뇌와 대기업의 조직력을 합쳐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생존합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넷앱 인사이트 2015’행사에서 데이브 힛츠 넷앱 창업자이자 수석부사장은 이같이 밝혔다. 영업, 마케팅등 조직이 탄탄한 대기업들이 기술력 있는 회사와 같이 성장하는 상생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힛츠 수석부사장은 “5년 뒤 미래의 모습은 이미 현재 실현되어 있는 기술로 만들어진다”며“새로운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서 미래를 같이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넷앱은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IT 솔루션 업체인 리버베드가 개발한 클라우드 데이터 백업 사업인 ‘스틸 스토어’를 지난해 8000만달러를 주고 인수하기도 했다. 이를 ‘알타볼트’라는 제품으로 이름을 바꿔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만들어졌지만 영업력이 부족해 시장에서 사장될 뻔했던 제품을 인수해서 살려낸 것이다.
넷앱은 지난 1992년 데이비드 힛츠, 제임스 라우 넷앱 부사장, 마이클 말콤 전 넷앱회장등 3명이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다. 작고 쉬운 데이터 스토리지를 만들기 위해 초기 투자자금 20만달러를 가지고 세워진 넷앱은 20여년이 지난 매출액이 63억달러(약 7조 1500억원, 2014년 기준)의 회사로 성장했다. 최근 델에 인수된 EMC에 이어 데이터 스토리지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2위 회사다.
힛츠 수석부사장은 ”창업자가 반드시 CEO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창업자라고 해도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만 매진해야 한다“며”경영에 대한 능력이 부족하다면 외부 인사에게 CEO를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부터 3일간 열렸던 ‘넷앱 인사이트 2015’에서는 데이터 홍수 시대에 데이터를 어떻게 통합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넷앱이 제시한 해법은 ‘데이터 패브릭’의 구축이다. 이는 데이터의 생산에서 저장의 과정까지 페브릭(천) 조직 구조처럼 유연하게 관리하는 개념을 말한다.
넷앱은 클라우드나 회사의 전산실등 어디서도 데이터를 자유롭게 이동시켜가면서 보관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가 어디에 있든지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인터넷 상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세가 되면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은 무궁무진해졌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스앤마켓스는 현재 약 189억달러(약 22조원)에 달하는 클라우드 데이터 저장 시장이 오는 2020년에는 약 654억달러(약 75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년 28%이상 성장한다는 예상이다.
게다가 사물끼리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주고 받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데이터의 양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서는 오는 2020년까지 최대 2120억개의 기기들이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의 양과 저장공간이 무궁무진해지면서 이에 대한 효율적인 활용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텍사스 석유 회사인 아파치는 관리하는 데이터만 약 25 페타바이트(약 2621만 기가바이트)에 달한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석유 시추 과정에서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석유가 발견된 가능성이 높은 최적의 장소를 찾는 것이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관리하고 시추
힛츠 수석부사장은 ”1990년대초 넷앱을 창업했을 때만해도 사람들은 데이터 저장장치에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조차 몰랐다”며 “이제는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통합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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