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스웨터나 흰 셔츠와 같은 매일 입을 수 있는 패션 ‘필수 아이템’에 집중한 SPA(제조유통 일괄 의류) 브랜드가 뜨고 있다. 필수 아이템은 유행을 타지 않고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기 때문이다.
1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과거 화려하고 젊은 스타일의 SPA브랜드 옷이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반드시 옷장에 있어야 하는 옷, 이른바 ‘필수 아이템’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있다. 패션 필수 아이템에 집중한 덕분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유니클로다. 유니클로는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는 대신 기본형 니트 티셔츠 등에 집중한다.
유니클로가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디자이너만 봐도 유니클로가 지향하는 방향이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임을 알 수 있다. SPA브랜드 인기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H&M은 화려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 ‘발망’이나 ‘베르사체’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반면 유니클로는 미니멀리즘의 대표 브랜드 ‘에르메스’나 ‘질 샌더’ 출신 디자이너와 손을 잡았다. 유니클로는 국내 영업 첫 해인 2005회계연도 매출은 205억 원에 불과했지만 불과 10년만에 국내 연 매출 1조 원을 바라보고 있다.
H&M이 전개하는 브랜드 코스(COS)도 지난해 국내에 첫 진출한 이후 반응이 좋아 꾸준히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코스는 회사에 입고 갈 수 있는 기본형 재킷이나 셔츠를 판매하는 브랜드다. 잠실 롯데월드몰에 국내 1호점을 개점한 이후 타임스퀘어몰,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대형 규모로 매장을 열었다.
이처럼 ‘필수 아이템’ SPA 브랜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SPA브랜드는 한두 해 입고 버리는 ‘패스트 패션’이란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화려한 디자인의 옷만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SPA브랜드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재에 신경을 쓰고, 20·30대 뿐만 아니라 더 넓은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디자인에 집중하기 시작하자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화한 것. SPA브랜드에서도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구매할 수 있단 생각을 갖게 됐고 SPA브랜드에서는
유니클로 관계자는 “최근 베이직한 디자인의 옷으로 개인의 취향을 보여주는 것이 감각적인 스타일로 인정받는 추세”라면서 “평범한 듯 옷을 입는 사람의 개성을 나타내줄 수 있는 SPA브랜드들이 각광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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