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덕 롯데호텔 사장은 20일 “롯데호텔 34층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외부인 다수가 무단으로 진입해 호텔 한 층을 점거하는 것은 사장 입장에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이날 오후 롯데호텔 신관 로비에서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 와 있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 사람에들에게 퇴거를 통보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송 사장은 “호텔 34층은 엄연히 업무공간이고 많은 고객들과 투숙객들이 출입하는 사업시설”이라며 “하지만 회사 직원도 아닌 사람들이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이 있다고 몰려와 무단 진입해 상주한다는 것은 법률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텔의 안전과 보안을 책임지는 사장으로서 이 상황을 그대로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 해당 외부인들에게 내용증명도 보내고 직접 통지를 했다. 하지만 여전히 신 전 부회장 측이 퇴거를 하고 있지 않아 송 사장은 이날 현장을 방문해 신 총괄회장과 회사 직원인 비서팀을 제외한 외부인들은 모두 퇴거해 줄 것을 요구했다.
송 사장은 “상대방 측에서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이 있다고 하는데 그 위임장이라는 것도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효력을 믿기 어렵다”면서 “이 문제는 나중에 법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전 신 전 부회장이 세운 SDJ코퍼레이션에서 신 총괄회장이 집무실 비서실장인 이일민 전무를 해임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저도 회사의 대표이사지만 대표이사 1인이 마음대로 사람을 고용하고 해고하고 발령내고 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며 “그런 것이야말로 위법하고 부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역시 신 전 부회장 측의 비서실장 해임 주장은 그룹의 정당한 임원인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룹 관계자는 “그룹 임원의 인사는 내부 인사절차를 따라야 하는 것”이라며 “신 전 부회장 측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비서실장 해임 인사의 효력은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 전 부회장 측이 예고한 신임 비서실장에 대한 인사 역시 롯데그룹은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신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인 이일민 전무와 비서진들은 정상 출근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 측에서 집무실 출근을 막아 집무실과 가까운 곳에서
송 사장은 “호텔로서는 최대한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양측의 충돌이나 논란을 피하고, 고객과 투숙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만 법과 원칙 그리고 상식에 벗어나는 상황에 대해선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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