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유병기간이 10년 이상이라면 흉통을 호소하지 않아도 심각한 심뇌혈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일반적으로 당뇨병이 심혈관 질환의 발생 및 사망률을 2~4배 증가시킨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심혈관 질환의 증상이 없는 무증상 당뇨환자의 혈관을 검사해 당뇨기간과 동맥경화 정도에 따라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을 의학적으로 증명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 성바오로병원 순환기내과 김진진 교수팀이 2006~10년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31세이상 무증상 제2형 당뇨환자 933명을 관상동맥CT로 검사한 결과, 40%인 374명이 관상동맥내 50%이상 협착이 최소한 1군데 이상 있었다고 26일 밝혔다. 당뇨 유병기간이 10년이상 환자 517명 중에는 49.1%인 254명이 관상동맥내 50% 이상 협착이 진행됐다. 관상동맥 혈관이 3군데 이상 막힌 환자는 64명인 12.4%로, 5년미만 환자 중 14명인 6.1%보다 높아 유병기간이 길수록 심혈관 질환 발병률도 높고 여러 군데 혈관이 좁아져 있었다.
또한 관상동맥 CT 검사로 관상동맥내 칼슘이 쌓인 정도, 전체 관상동맥 내에서 50%이상 협착을 일으키는 죽상경화반의 수, 죽상경화반이 있는 관상동맥 분절의 수,협착 정도에 따라 가산점을 준 죽상경화반 분절의 수 등 관상동맥 죽상경화반 중증도 점수도 확연히 높았다. 죽상경화반은 수도관 안쪽에 쌓인 녹처럼 동맥내부에 콜레스테롤과 염증을 일으키는 세포 등이 축적되어 죽처럼 끈적끈적하게 붙어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5년 동안 환자들을 추적관찰한 결과, 61명이 사망, 심근경색·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심뇌혈관 합병증이 발병했고, 당뇨유병 기간이 길수록 심혈관 질환이 심할수록 발병률이 높았다. 특히 심혈관 질환이 심한 당뇨환자는 심하지 않은 환자보다 심각한 심뇌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1.98배 높았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병 유병률은 2001년 8.6%에서 2010년 10.1%로 증가해 국민 10명중 1명이 당뇨병 환자이다. 당뇨병은 췌장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심장학회 심혈관영상 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 Cardiovascular Imag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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