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등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늘면서 현대인의 눈이 혹사 당하고 있다. <매경DB> |
그 이유는 안구건조증 때문이다. 눈이 시리고 뻑뻑한 느낌, 모래알이 굴러다니는 듯한 이물감,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충혈이 잘되며, 심한 경우 시력이 떨어져 사물이 흐리게 보이는 현상 모두 안구건조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다른 물체를 봤을때 눈의 초점이 정확하게 맺는 기능이 떨어져 시야가 흐려지는 조절장애도 안구건조증에 의해 발생하는 증상이다.
안구건조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한해 222만여명(2013년기준)에 달하지만 그냥 참고지내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성인 3명중 1명꼴로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상인은 하루에 보통 2~3cc의 눈물을 생성해 눈동자의 전면에 눈물 막을 형성한다. 하지만 잦은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오염으로 눈이 뻑뻑해지면서 눈물 막에 이상이 생겨 안구건조증에 걸리게 된다.
센트럴 서울 안과 김균형 원장은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집중해 보면서 눈 깜빡임 횟수가 줄어 안구가 건조해지기 쉽다”며“안구건조증은 성인 3명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대표적인 안과질환”이라고 말했다. 안구건조증은 일반적으로 기온이 낮고 날씨가 건조해지는 10월부터 그 다음해 3월까지 심해지지만, 최근들어 하루 종일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1년내내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집중해 쳐다보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고 눈을 크게 떠서 눈물 증발이 평소보다 빨라져 안구건조증을 부추긴다. 1분에 눈을 깜빡이는 횟수는 휴식을 취할 때 20회, 독서를 할 때 10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작업을 할때 8회로 적다. 눈물막이 유지되는 시간도 휴식 중일때는 11.5초, 컴퓨터작업을 할때는 6.1초로 절반정도로 뚝 떨어진다.
지난 10년동안 10대 청소년의 안구건조증 증가율은 195%, 30~40대는 207%로 급증한 것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보급 및 사용량과 비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전국민의 80%에 이르는 4038만명이다.
대한안과학회는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PC 등 영상화면 단말기 사용으로 인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VDT(Visual Display Terminal)증후군’환자가 점차 늘고 있다”며 “VDT증후군은 근막통증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거북목 등으로 나타나지만 단말기에 직접 노출되는 눈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김만수 서울성모병원 교수(대한안과학회 이사장)는 “디지털기기 과다사용으로 생긴 안질환은 안구건조증, 눈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조절장애, 영상단말기의 블루라이트로 인한 망막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구건조증의 가장 주된 치료은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눈물(인공누액)을 점안하는 것이다. 인공누액은 기본적인 눈물의 3가지 성분인 지방층, 수성층, 점액층이 잘 유지되도록 하는 점안액이다.
그러나 인공누액은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약이 아니고 단지 부족한 눈물을 임시로 보충해주는 역할만을 하기 때문에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마음대로 중단해서는 안되며,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계속 사용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키려면 충분한 수분의 흡수를 위해 하루 8~10컵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또한 실내 온도를 18℃ 정도로 유지하거나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60% 정도로 맞춰주면 눈물의 증발을 줄여줄 수 있다.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을 때는 1시간에 10분 정도는 쉬어주고 가벼운 눈 운동을 해주면 좋다. 또 컴퓨터 화면의 높이를 낮춰주면 눈이 노출되는 면적을 줄일 수 있고 자주 먼 곳을 바라보면 가까운 곳을 보기 위해 눈에 들어갔던 힘이 풀려 눈이 편안하게 되므로 눈의 피로감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조절장애는 눈의 초점을 정확하게 맺는 눈의 조절기능이 감소하거나 너무 과도하면 시력이 순간적으로 떨어져 눈이 피로하며 시야가 흐려지게 되는 현상이다.
눈을 많이 사용하는 VDT작업은 초점을 맺기위해 눈 속 근육들의 긴장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작업이후 조절을 정확하게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정상인이 VDT관련 작업을 90분간 수행했을 때, 눈의 조절긴장 시간이 늘어 작업이후 정상 수준의 눈의 조절 기능을 회복하기까지 약 30분이 걸렸다.
박성표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VDT작업 후 발생하는 조절장애는 작업 후 증상이 나타나며, 휴식 후 증상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며 “그러나 안구가 발달하는 시기인 9세이하 어린이는 이러한 조절장애가 가성근시(가짜근시)를 거쳐 결국에는 진성근시(진짜근시)로 진행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른은 VDT작업을 하다보면 눈의 피로가 심해지고 눈 주변 통증을 유발하며 두통, 메스꺼움, 구역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작업도중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고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연속적인 VDT작업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면 우리의 눈을 블루라이트(Blue-Light)에 더 과다하게 노출시켜 눈의 피로증가, 시력저하 등 유해한 영향을 미치고, 망막변성을 일으킬 수 있다. 망막은 카메라의 필름에 흔히 비유된다. 망막은 0.1~0.5mm 두께의 얇고 투명한 막으로 눈 속의 내벽을 둘러싸고 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시각정보는 망막의 시세포에서 받아들여져 적절한 세포신호로 전환되고, 망막의 여러 신경세포를 거친 뒤, 시신경 등을 통해 뇌까지 전달된다.
블루라이트는 짧은 파장(380-500nm)을 가지는 가시광선의 일종으로 파장이 짧을수록 광자에너지가 증가해 눈 건강에 치명적인 광손상을 쉽게 일으킬 수 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LED 조명과 스마트폰, 컴퓨터 모니터, TV,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에서 발생한다.
특히 일생동안 반복되고 누적된 블루라이트로 인한 손상은 망막을 손상시키고 망막 내 시세포가 밀집된 황반부분의 조직을 변형시키는 황반변성을 일으킬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황반변성은 일반적으로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병인데, 망막과 망막색소상피에 변성을 일으켜 시력을 감소시키고,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
조희윤 한양대 구리병원 안과 교수는 “VDT사용 시간이 길어지고, 사용 연령층이 낮아지는 현대인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할 경우, 매년 급증하고 있는 노년층의 황반변성 환자 증가율은 추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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