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을 방불케하는 대기업들의 면세점 전쟁은 이미 올해 3차례나 치뤄졌지만 내년에도 계속된다. 김포공항 면세점과 현재 코엑스점(롯데면세점)의 특허가 각각 내년 5월, 2017년 12월에 만료되기 때문이다.
현재 김포공항에 입점해 있는 면세점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다. 관세청은 빠르면 올 연말 후속 사업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초 또 다시 롯데와 신라 뿐만 아니라 다수의 기업들이 특허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본점 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후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신세계와 새롭게 면세사업에 뛰어든 두산, 워커힐 면세점을 잃은 SK네트웍스가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겨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 전망이다. 면세점은 물건을 직매입해 이윤을 남는 사업이라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만큼 운영하는 면세점이 하나 늘수록 이윤이 더 커진다.
김포공항 면세점 사업자가 선정된 후 내년 연말에는 코엑스점 특허 만료가 기다리고 있다. 코엑스점은 현재 강남권에 남아있는 유일한 시내면세점으로 이 곳의 특허를 둘러싸고 ‘강남발 면세점 대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더 큰 문제는 올해 면세점 특허권을 따낸 기업들도 5년 후에 또 다시 입찰 전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이다. 신규 면세점 참여자인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는 물론이고 롯데, 두산, 신세계 등 기존 면허권을 연장하거나 새로 이어받게 된 업체들도 5년 후 또 면세 특허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5년마다 면세점 특허를 받기 위해 출혈경쟁을 계속 해야 하는 면세점 사업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업계 관계자는 “현행 면세점 제도가 장기적인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 요소”라며 “세계 3위 경쟁력을 갖춘 롯데가 두산에게 특허를 내주고, 23년간 면세점을 운영한 SK가 신세계에 특허를 내주는 사례는 면세 업계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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