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가 다음주로 다가왔다.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첫 금요일(올해는 11월 27일)인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인들이 연간 소비의 절반 가량을 이 기간에 벌일 정도로 유명하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 유통업체들이 연말을 앞두고 재고를 대거 처리하는 기회로 삼기 때문에 제품을 아주 싼 가격에 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18일 월마트 타켓 베스트바이 등 주요 유통할인점이 내놓은 블랙프라이데이 전단지에도 절반 이하로 가격이 책정된 제품이 수두록하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가 공개한 블랙프라이데이 판촉물을 보면 삼성전자 55인치 스마트 HDTV는 498달러(약 60만원)에 판매된다. 40인치 HDTV은 기존보다 80달러 내린 298달러, 55인치 커브드 UHD TV는 200달러 싼 998달러에 내놓는다.
각 점포별로 5대 또는 10대 정도만 파는 미끼상품인 ‘도어버스터(Door Buster)’이기는 하지만 삼성전자의 60인치 SUHD TV의 가격은 북미 최대 전자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에서 1299.99달러(약 152만원) 에 책정됐다. SUHD TV는 올해 1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5’에서 삼성전자가 처음 공개한 제품이다. 스마트TV 기능을 갖췄고 울트라HD급의 화질을 제공하는 등 삼성전자가 내놓은 TV 가운데 최고가 라인업이다.
같은 제품이지만 이를 국내 가전유통점인 하이마트에서 구입할 경우 현재 369만원을 줘야 한다. 미국 가격이 한국의 40% 정도 밖에 안 된다. 베스트바이는 도어버스터 제품이 다 팔려도 같은 제품을 2099.99달러(246만원)에 판매한다. 여전히 한국에 비해 100만원 이상 싸게 살 수 있다는 얘기다.
LG전자의 49인치 울트라HD TV는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베스트바이에서 499.99달러(59만원)에 살 수 있다. 스마트폰보다도 싼 가격에 HD급 화질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TV를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같은 제품을 한국에서 사려면 170만원 가량을 줘야 한다.
TV가 대표적이지만 스마트폰과 세탁기 냉장고 등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6 시리즈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250달러 기프트카드, LG전자는 29인치 21대 9 와이드 모니터 반값 행사 등 다양한 가격 할인정책을 내놓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도어버스터 제품을 제외하고도 미국의 가전제품 가격은 한국에 비해 최소 20~30% 저렴한 것이 현실이다. 업계는 미국이 세계 최대 가전소비시장인데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게 책정할 수 밖에 없다고 변명한다.
또 미국은 한국과 유통구조가 달라 이같은 과감한 할인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유통업체가 제품을 구입해 본인들이 재고관리를 하기 때문에 몇몇 제품을 값싸게 팔더라도 이를 통해 고객을 유인한 뒤 다른 제품을 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등의 마케팅이 가능하다. 반면 국내 유통업체는 상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빌려주는 곳에 불과하다. 즉 재고관리를 제조업체가 직접하기 때문에 특정품목만 가격을 인하하는 등의 마케팅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국내 제품은 사양이 달라 가격 비교를 하기가 쉽지 않다”며 “또 국내 고객들에게는 일정기간 무상수리와 배송·설치 같은 편의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제품 가격이 크게 차이나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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