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국제 유가 안정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중반대로 폭락할 수 있다고 율로지어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이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델 피노 장관은 전날 이란 수도 테헤란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OPEC이 '평형 유가(equilibrium oil price)' 설정 등 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달 OPEC 역내 외 산유국 회동에서 '평형 유가' 설정을 제안하면서 이를 시장 상황에 따른 '가변 유가'로 설명한 바 있습니다.
델 피노 장관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카타르도 자국의 '평형 유가'를 각각 배럴당 88달러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지난달 대국민 연설에서 세계의 투자 안정을 위해서는 국제 원유가가 배럴당 평균 88달러는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델 피노 장관은 "시장이 지속적으로 유가를 통제하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OPEC 회원국들이 주도적으로 원유가격을 결정해 온 기존의 원칙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OPEC 석유장관들은 내달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석유장관 회동을 열고 과잉 생산으로 작년 여름 이후 44%나 하락한 원유 생산정책 등을 평가할 예정이며 회동 전날인 3일에도 비공식 협의를 합니다.
이런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은 23일 테헤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과 만나 유가 안정대책 등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OPEC 역외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에 OPEC 역내 외 산유국들이 협력해 유가 폭락 추세를 막아보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21일 테헤란 방문 중 현재 시장의 수급 상황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가 전망과 관련,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모스는 배럴당 60∼80달러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일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는 0.48달러 상승한 배럴당 44.66달러에 마감됐습니다.
이와 관련, 석유매장량 1위 국가로 경제위기에 직면한 베네수엘라 상황도 향후 유가 결정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이란의 공급 확대 등으로 단기간에는 시장 상황이 더 나빠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베네수엘라와 다른 지역 위기가 고조되면 유가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한편, 베네수엘라 집권 통합사회당은 12월 총선을 앞두고 유가 급락과 마이너스 10%로 전망되는 경제 침체, 200%에 달하는 물가 급등 등으로 궁지에 몰린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