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패션회사인 한섬이 이탈리아의 남성컨템포러리 브랜드 ‘일레븐티’의 세컨드 브랜드와 여성라인을 선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섬은 그동안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해 남성복만 판매했던 전략에서 벗어나 여성복 라인을 새롭게 선보이고 ‘에세셜 바이 일레븐티’라는 별도의 브랜드도 운영한다.
이는 프랑스 전통의 브랜드 ‘랑방(LANVIN)’과의 협업하에 ‘랑방스포츠’‘랑방컬렉션’등 그동안 없던 브랜드를 만든 한섬의 2번째 프로젝트라 관심을 끈다. 한섬은 일레븐티를 ‘제2의 랑방’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레븐티는 2007년 이탈리아서 론칭한 신생 브랜드지만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전세계 500개 편집숍과 미국의 삭스피프스애비뉴와 블루밍데일즈, 일본 이세탄맨즈 등에 진출해있는 무서운 루키다. 한섬은 2013년 독점계약을 체결해 현대백화점 4개점과 갤러리아 압구정점, 롯데월드몰, 현대프리미엄아웃렛 김포점 등 총 7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갤러리아 압구정점에서 일레븐티는 월평균 1억5000만원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일레븐티는 100% ‘메이드인 이탈리아’를 표방하며 품목별로 최고의 장인들에게 맡겨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팬츠는 루이비통과 발망, 랑방을 제작하는 업체에, 드레스셔츠는 돌체앤가바나 생산 업체에, 점퍼는 몽클레어 협력업체에 맡기고 있다. 그런 일레븐티가 한국의 라이선스 사업자와 별도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기존 자신들의 장기가 아니었던 여성복 라인까지 확장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여기에는 한섬 내부적으로 수입 브랜드 비중을 늘려 2017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전략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한섬은 현재 타임, 마인, 시스템 등 자체 브랜드와 랑방, 끌로에 등 수입 브랜드를 7:3의 비중으로 운영중이라 수입 매출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방법으로 제품 판매를 일괄적으로 늘리거나 브랜드를 추가하는 것보다는 한섬 내부의 역량을 바탕으로 수입 브랜드의 자체 제작 및 디자인에 참여해 가격대를 경쟁력있게 맞추는 것이 더 유효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실제로 랑방은 고가의 직수입 여성복 라인보다 한섬이 프랑스 랑방 본사를 설득해 만든 ‘랑방스포츠’나 ‘랑방컬렉션’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더 커지는 추세다. 국내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데다가 고급 원단을 프랑스 랑방과의 제휴를 통해 좋은 가격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고급 브랜드 이미지는 유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좋은 편이라 인기다.
이탈리아의 일레븐티도 이같은 이원화 전략으로 간다. 현재처럼 남성복 라인 중 수입 제품 물량을 가지고 가되, 타임옴므와 연계한 또 다른 남성복 브랜드 ‘에세셜 바이 일레븐티’와 일레븐티 여성복은 한섬 주도로 운영하는 것이다. 일레븐티의 여성복 라인은 지난 13일부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갤러리아백화점에 일부 들어갔다. 가격대는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바지 30~40만원대, 셔츠 20~50만원대,
한섬 관계자는 “디자인과 상품기획력 등 한섬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통해 해외 시장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매장과 상품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안하고, 더 나아가 해외 브랜드 일레븐티를 한섬의 역량으로 남녀 토탈 브랜드로 키워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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