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웃도어 시장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스포츠 브랜드로의 통합이 빨라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100년이 넘는 아웃도어 대표주자인 스웨덴 하그로프스의 한국법인이 스포츠 업체 아식스코리아 산하로 흡수통합됐다.
아식스가 하그로프스를 글로벌 차원에서 인수한 건 2010년이었으나 국내의 경우 아웃도어 시장이 워낙 활황을 타고 있어 그동안 별도의 법인체제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 아웃도어 시장이 내리막을 걸으면서 최근 아식스코리아가 하그로프스를 흡수한 것이다.
이는 최근 휠라, 금강제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잇따라 아웃도어 사업을 접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아웃도어 상위 4개 브랜드인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K2, 네파 정도를 제외하면 아웃도어 사업의 존망 자체가 위협받을 정도로 내리막이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이들 상위 브랜드조차 예전만큼의 성장률이 나오지 않자 ‘산악’‘등산’ 이미지를 빼려고 노력중이다. 노스페이스는 일상복 개념의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브랜드를 확장중이고, 블랙야크는 스케이트보드를 모티브로 한 스트리트패션 ‘룩북’까지 내놓으면서 젊은 층이 입을만한 의류를 만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스마트폰과 연결해 심박동을 측정하거나 재킷 내부의 온도와 습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 IT기술을 입은 제품출시를 ‘첨단’느낌을 강조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아디다스와 같은 스포츠 브랜드들이 ‘스포츠’라는 광범위한 카테고리 내에서 등산복을 주로 하는 ‘아웃도어’ 영역까지 넘보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아디다스의 경우 아예 ‘아디다스 아웃도어’라는 이름으로 각종 의류 및 잡화를 판매하고 있는 상황. 막강한 브랜드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산악 관련 대회도 론칭했다. 최근 아디다스는 ‘테렉스 울트라 트레일 한라 2015’라는 이름의 행사를 개최했는데, 제주 한라산길을 마라톤처럼 달리는 트레일 러닝대회다. 7km 초보코스부터 무박으로 100km를 달리는 코스까지 마련, 산악인들의 열광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런 대회를 유치하면 관련제품 판매도 덩달아 느는 효과가 있고, 그동안 정통 스포츠 브랜드로 알려져있던 아디다스의 아웃도어 관련 사업부문 홍보도 됐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붐이 일었을 때 급격하게 늘어난 수입 브랜드들이 갈길을 잃고 있다”면서 ”분명한 자신만의 브랜드 개성을 알리거나, 단순 등산복, 등산화 개념을 스포츠로 확장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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