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부문 남성복 브랜드 ‘준지(Juun.J)’를 이끌고 있는 정욱준(사진) 상무는 30일 서울 강남구 비이커 매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금의 남성복 입지를 강화시켜 세컨드 라인이나 여성복 등으로 진출해 라이프스타일까지 책임지는 브랜드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남성복 브랜드로서 준지의 명성은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정 상무는 지난 2007년 준지를 론칭한 이후 총 18회의 파리컬렉션 참가를 통해 트렌치코트, 항공점퍼, 라이더자켓, 진 등 누구나 한 벌씩은 집에 있을 법한 클래식한 아이템을 재해석해 세계 패션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클래식의 전환’이라는 준지만의 패션 콘셉트에 카니예 웨스트, 리한나, 칼 라거펠트, 수지 멘키스 등 해외 유명인사들이 팬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2008년 SS시즌 파리패션위크 당시 정 상무를 가장 주목받는 6명의 디자이너 중 한명으로 선발했으며 2013년에는 파리컬렉션을 주관하는 파리의상조합의 정회원으로 선정됐다.
특히 정 상무는 내년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남성복 전시회 ‘삐띠워모’에 게스트 디자이너로 초청을 받아 명품 브랜드‘준지’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삐띠워모는 전 세계에서 2만5000명의 바이어와 4만여명의 패션 관계자가 참가하는 전시회다. 한국 최초로 1100여개의 브랜드 가운데 준지가 남성복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전시회를 열게 됐다. 앞서 전시회를 연 남성복 브랜드로는 톰브라운, 발렌티노, 겐조, 디젤, 제냐 등이 있다.
정 상무는 “지난 2006년 삐띠워모에 방문했을 당시 디올의 수장이었던 라프 시몬스가 게스트 디자이너였다”며 “그 분의 전시회를 보며 나도 언제쯤 이런 자리에 설 수 있을까 꿈을 꿨는데 그게 현실이 돼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내부적으로도 준지가 이번 전시회 게스트 디자이너로 선정된 것을 두고 고무돼 있는 모습이다.
김동운 삼성물산 패션부문 해외상품사업부 사업부장은 “준지가 게스트 디자이너로 선정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적, 디자인적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었다는 것을 인정받은 사례”라며 “향후 삼성물산은 준지를 톰브라운, 겐조, 디젤, 제냐 등과 같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사업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회 초청 소식에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의 아낌없는 축하와 격려를 받았다는 정 상무는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 장학생 출신이다. SFDF는 이 사장이 신진 디자이너들을 후원하기 위해 직접 조성했다. 준지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독창성과 상업성을 둘 다 눈여겨 본 이 사장의 권유에 정 상무는 지난 2012년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합류했다.
정 상무는 “정시 출퇴근이란 부담이 생기기도 했지만 혼자 일했을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훌륭한 인적 자원을 제공받고 있다”며 “그 덕분에 준지의 매출은 매년 50%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독 매장 없이 컬렉션 브랜드로만 운영돼 온 준지는 지난 2014년 갤러리아 명품관과 롯데백화점 본점에 첫 단독 매장을 열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이 두 매장에서 월 매출이 2억원 이상 나오며 해당 백화점 남성복 브랜드에서 준지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국내외 유명세에 힘입어 준지는 내년에 보다 공격적으로 영업망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김동운 삼성물산 패션부문 해외상품사업부 사업부장은 “우선 내년에 국내 백화점 2~3곳에서 추가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며, 해외에서는 갤러리 라파예트, 삭스 외에도 다른 백화점과 멀티숍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준지는 2020년 글로벌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준지는 뉴욕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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