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은 2000년대 초중반에 처음 이뤄졌다. 렉서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연간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했고 혼다가 내놓은 어코드와 CR-V 등이 큰 인기를 끌며 당시 수입차 시장을 휩쓸었다. 토요타 캠리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하자 주요 언론들이 앞다퉈 ‘일본차의 한국 시장 점령은 시간문제’란 요지의 기사를 실었을 때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비가 상대적으로 뛰어난 유럽산 디젤차들이 국내 시장을 휩쓸면서 일본차들의 위세는 급격히 줄었다. 게다가 눈이 높아진 수입차 소비자들은 한국차와 다른듯 비슷한 일본차보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있는 유럽차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이후 6~7년간은 일본 업체들이 숨을 고르는 시기였다.
이제 일본 업체들의 ‘두번째 진군’이 시작됐다.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디젤차 중심으로 상품 구성을 한 유럽업체들이 주춤하고 있는 시점이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에 강점을 가진 일본 메이커들로선 11%에 불과한 한국 수입차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다.
특히나 이번 공세에서 일본 업체들은 보다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택했다. 유럽차보다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상품을 공급해 한국 수입차 시장에 또 한번 파란을 몰고오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눈길을 끄는건 가격 거품을 뺀 ‘2016 뉴 캠리 하이브리드 LE’ 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토요타 하이브리드 고유의 뛰어난 연비와 친환경성과 함께 2500cc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화를 통해 총 시스템 출력 203마력을 발휘한다. 동급 최다인 10개의 에어백과 경추보호시트, 넓은 실내공간 등 주행성능과 편의성, 안전까지 모든 걸 다 갖춘 패밀리 세단의 ‘글로벌 스탠다드’다.
지난 10월 출시한 뉴 캠리 하이브리드 LE의 가격은 3570만원이다. 특히 ‘2016 뉴 캠리 하이브리드 LE’는 연비가 기존 모델보다 더 개선돼 복합연비는 17.5km/L에 이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5g/km로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한국토요타가 지난달 말 출시한 ‘2015 올 뉴 RAV4’는 옵션을 크게 추가한 대신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했다. 신형 RAV 4는 2.5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79마력, 최대토크 23.8kg.m를 뿜어낸다. 도심주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출력이다. 연비는 2륜구동 모델이 11.0km/L, 4륜구동 모델은 10.2km/L로 아주 뛰어나지 않지만 가솔린 SUV임을 감안하면 나쁘지도 않다.
갖가지 옵션을 감안하면 신형 RAV-4의 상품성을 더욱 빛난다. 동급 최초로 LED 상향등과 LED 하향등을 기본 장착했으며 차량 바닥과 뒷편 및 휠하우스 주변부에 차음재를 추가로 적용해 실내로 유입되는 노면 소음을 최소화시켰다. 레저용 트레일러를 끌때 차량의 흔들림을 제어해주는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TSC) 시스템도 동급 SUV 최초로 전차종에 기본 탑재됐다. 가격은 2륜구동 모델이 3460만원, 4륜구동모델은 3960만원으로 기존 모델에 비해 각각 200여만원 상승하는데 그쳤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토요타는 SUV, 세단, 해치백 하이브리드 등 고객이 많이 찾는 차량들을 3000만원대 초 중반에 판매하고 있다”며 “‘좋은 제품을 개발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토요타 본사 차원의 양품염가 정책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닛산 역시 가격인하 정책에 동참했다. 최근 출시한 고성능 스포츠카 ‘370Z 2016년형’은 여러 부분을 개선한 신형 모델임에도 가격은 5190만원으로 이전보다 570만원 낮췄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닛산의 정신이 담겨있는 370Z를 더 많은 한국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카 특유의 날렵하고 매혹적인 스타일을 갖춘 370Z는 최고출력 333마력, 최대토크 37kg.m의 VQ37VHR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해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여준다..
새롭게 디자인된 스티어링 칼럼 부싱과 스티어링 소프트웨어 개선을 통해 보다 즉각적인 핸들링이 가능하다. 엔진과 차체의 접합부를 다시 설계하고 흡음재를 보강해 소음을 최소화시키고 서스펜션도 새롭게 손 봐 출퇴근시에도 쾌적하게 타고다닐 수 있다.
스포츠 세단 맥시마 역시 닛산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보여준다. 닛산 맥시마는 그랜져 급 차체에 303마력이 넘는 3.5리터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닛산의 최고급 세단이다. 한국닛산은 모든 옵션을 적용한 맥시마 최상위 모델을 4370만원에 출시됐다. 동급 국산차와 큰 차이없는 가격이다. 이같은 가격정책으로 출시와 동시에 한국에 배정된 1차 물량이 동이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가 내놓은 Q50 2.2 유로6 대응 모델은 유로 5 모델과 똑같은 4380만~4920만원에 출시됐다. 유로6 엔진은 새로워진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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