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는 자동차용 배터리시장에서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업체들의 실력이 다시 인정받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네비건트리서치는 2015년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업체들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종합평가 결과에서 LG화학과 삼성SDI를 글로벌 1위와 3위로 조사됐다. 2위는 일본의 파나소닉이 차지했다. 닛산과 NEC 합작사인 일본 AESC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네비건트리서치는 전 세계 리튬이온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31.9%씩 성장해 2020년에는 61.3 GWh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자동차용 배터리가 국내 업체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보고서를 통해 네비건트리서치는 “LG화학은 한국, 미국, 중국, 유럽 공장을 통해 향후 수년간 자동차업체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생산체계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평가 항목별로도 골고루 높은 점수를 얻은 LG화학은 특히 세일즈·판매망 등에서 만점을 받았다. 또 삼성SDI에 대해서는 “기술에 대한 신뢰와 함께 확실한 품질 보증이 강점 중의 하나”라고 추켜세웠다. 부문별로는 기술 부분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영업망 구축 등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를 얻었다.
LG화학은 올해 10월 중국 난징시 공장을 준공하며 한·중·미국 삼각 생산체계를 갖췄다. 순수 전기차 기준으로 연산 18만대, PHEV 기준으로 63만대의 세계 최대 규모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부분에서 지난해 5000억원 매출에 이어 올해엔 7000억원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매출 1조 2000억원이 예상되는 2016년부터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성장 동력의 하나로 배터리 사업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난 1991년 구본무 당시 부회장이 배터리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 지금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GM의 쉐보레 볼트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등에 납품하고 있으며 포드와 아우디 등도 고객사다. 최근에는 테슬라와도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까지 파나소닉에서만 공급받던 테슬라는 2012년 단종된 ‘로드스터’ 업그레이드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LG화학으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삼성SDI도 지난 10월 중국 시안에 순수전기차 기준으로 연산 4만대 규모의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했다. 메인 공장인 한국의 울산 공장까지 합치면 연산 18만대 규모로 커지게 됐다. 회사 측은 “올해 6000억원 가량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1조원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시안 공장의 생산물량은 이미 전량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에 납품이 예정되어 있다”며 “2020년까지 총 6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추가 증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유럽 자동차 회사를 중심으로 벤츠,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빅 3 회사에 모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을 시작한 지난 2009년 이래 올해까지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로부터 총 30여건 이상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며 “이 가운데 유럽지역 자동차회사의 수주가 50%가 넘는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에서 8개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전략 및 실행력 부문에서 총 12개 항목에 걸쳐 평가했다. 니켈수소전지를 사용하는 도요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전기차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한다.
전략과 실행력에서 모두 75점을 받은 기업들은 LG화학·삼성SDI 외에 일본 파나소닉 등 총 3개사에 불과했다. 직전 조사(2013년)에서도 1위에 올랐던 LG화
한편 네비건트 리서치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제조업체를 평가한 결과에서도 LG화학과 삼성SDI가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정욱 기자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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