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트렌드를 타고 여행의 필수 아이템인 캐리어 가방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구매력이 높아지는 추세다. 과거엔 ‘싸고 튼튼한’ 캐리어를 선호했지만, 이제는 내구성, 사용감이 좋은 것은 물론 유행을 타지 않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캐리어를 찾기 시작한 것. 또 복고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완전히 새거 같은 느낌의 캐리어보다는 조금 손때가 타도, 스크래치가 나도 멋스러운 제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알루미늄 캐리어가 급부상했다.
이같은 트렌드에 맞춤형처럼 맞아떨어져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 바로 독일 여행가방 전문 브랜드 리모와다. 리모와는 알루미늄 캐리어를 주로 제작하는데, 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에도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쌤소나이트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하트만 역시 알루미늄 캐리어를 내놓으며 맞불을 놓고 있다.
리모와는 그루브 디자인(좁고 긴 홈이 있는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토파즈’가 대표 상품이다. 이 캐리어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을 주 성분으로 하는 경합금 소재 ‘두랄루민’으로 만들어졌다. 두랄루민은 1930년대 독일의 비행기 ‘융커스’를 만드는 데 쓰였는데, 이 비행기는 매우 가벼워 당시 보통 비행기들이 나르지 못한 크고 무거운 기계나 물자 운송에 주로 이용되었다. 이 비행기 디자인에서 착안하여 제작된 토파즈 역시 항공기 전용 초경량 알루미늄으로 제작돼 가볍고 견고하며, 완벽한 밀폐로 온도와 습도 변화에 강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360도 회전 가능한 바퀴가 한 쪽에 2개씩, 총 8개 탑재돼 한 가득 짐을 넣어 무거워진 캐리어를 이동시키기에 편리하고, 노면 조건에 상관없이 부드럽고 안전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텔레스코픽 손잡이가 장착돼 있어 방향 조정이 용이하며 가방 탈부착 홀더가 탑재돼 수시로 쇼핑, 핸드백, 서류가방 등을 걸어둘 수 있어 여행이나 출장 시 요긴하게 사용된다. ‘수공이 곧 첨단기술이다’라는 철학 아래 90단계 이상 세분화된 제조 과정과 독일 장인의 수작업을 거쳐 유럽에서 직접 생산됨으로써 명품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쌤소나이트그룹 산하의 명품가방 브랜드 하트만 역시 최근 알루미늄 캐리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최고급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하드 캐리어 ‘7R 마스터(7R MASTER)’를 새롭게 선보였다. 7R 마스터는 하트만이 선보이는 첫 알루미늄 캐리어로 유니크한 쉘(Shell) 디자인이 돋보이는 하드 캐리어다. 고급 가죽소재 제품과 마찬가지로 오래 사용할수록 알루미늄 고유의 특성이 두드러지면서 은은한 광택의 고급스러운 매력이 배가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제작과정 역시 리모와 못지 않다. 7R 마스터는 제품 하나를 만드는데 200개 이상의 부품과 40개 이상의 특수 도구가 사용되며 완성까지 총 250단계 이상의 공정을 거친다. 가방 외형에 윤곽을 내는 프레임 작업부터 광택을 내는 폴리싱, 바퀴 조립, 로고 부착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과정이 전문 장인의 정교한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수제 캐리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 밖에도 손잡이 부분에 가죽이 사용돼 캐리어를 끌 때 한층 편안한 그립감을 제공하며, 바퀴에는 볼 베어링-마운티드 멀티 휠 시스템(Ball bearing-mounted multi wheel system)이 적용돼 부드럽고 조용한 이동과 회전이 가능하다.
제로할리버튼은 1938년, 세계 최초로 여행 및 비즈니스 가방에 알루미늄 소재를 도입한 미국 여행가방기업으로 견고한 알루미늄 캐리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표 라인인 ZR-Geo 모델은 440톤의 압력과 섭씨 537.7도 이상의 고열로 주조한 항공우주 소재인 ‘투톤코일(two-ton coil) 알루미늄’이 사용되며, 숙련된 장인의 수작업을 통해 250단계 이상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열처리 된 알루미늄 외장은 강철같이 견고하지만 무게는 강철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견고하게 제작된 경첩은 180kg 이상의 무게도 견딜 수 있다. 제로할리버튼은 이렇듯 강한 내구성을 인정받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카메라와 같은 민감한 물건들을 운반하는 가방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윈도우 XP를 발표할 때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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