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9년여만에 금리인상, 신흥국의 자금 이탈 등 글로벌 경기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위기 경영’을 선언했다. 1년여만에 개최한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다.
이번 전략회의에서는 환율관리·비용절감과 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통한 위기극복 등의 논의에 초첨이 맞춰졌다. 이는 내년의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다른 어느해보다 커졌다는 내부 진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부문의 핵심 임원 500여명이 모여 내년도 경영 전략과 경쟁력 방안을 논의하고 이같이 정했다.
특히 IM 부문에서는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CE 부문에서는 전세계적인 저성장 시대에 대한 판매와 마케팅 전략이 집중 거론됐다.
16일 신종균 IM부문 사장이 주재한 IM 부문 전략회의에서는 하드웨어와 별개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 기존 개발실을 개발 1실과 2실로 나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하드웨어 개발을 별도 진행하도록 한 조치의 연장선상이다. 갤럭시S6가 하드웨어 성능, 디자인 측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터치위즈 등 소프트웨어 부문의 완성도가 받쳐주지 못했다는 세간의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하반기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에 힘을 실어준 삼성페이를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삼성페이는 올해 북미에 진출했으며 내년에는 유니온페이와 함께 중국 시장에도 진출한다. 명실상부하게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도하는 서비스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16년형 갤럭시A5, A7 등 중저가 모델에도 삼성페이를 적용하고 중국 시장에 최초로 선보였다.
17일 진행된 CE 부문 전략회의에서는 윤부근 사장을 중심으로 저성장 시대에 대한 대책이 주로 논의됐다. 특히 올해 신흥국의 환율 변동으로 막대한 규모의 영업외 손실을 본 만큼 환율 변화에 대한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미국이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내년에도 4차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환율이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 판단에서다.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IoT 부문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으로 최근 팀장급 인력을 해외에서 영입하는 등 진영 정비에 나서고 있다. 가전 부문에서는 올해 수립한 IoT 전략을 내년에 더욱 구체화시킨다는 방침이다.
18일 이상훈 경영지원실장 사장이 주재한 전사부문 전략회의에서는 비용 절감에 대한 의견이 주를 이뤘다. 최근 경영 환경 악화와 맞물려 운영을 효율화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심층 논의가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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