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전 4기 만에 새해 0시에 득남한 조진영, 정기철씨 부부. |
이런 가운데 ‘난자 냉동보관’이 난임 및 저출산의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1월 1일 새벽 0시 0분 차의과학대 차병원에서 태어난 새해 첫아이도 난임으로 고생하던 산모 조진영(40)씨와 남편 정기철(41)씨가 3전 4기만에 4.26kg의 건강한 남아 딴딴이(태명)를 출산했다. 산모 조진영씨는 4일“난임으로 뒤늦게 아기를 낳았지만 2016년 새해 첫 출발을 어렵게 얻은 아기와 함께 해서 너무 기쁘다”며“임신 후 아기가 뱃속에서 커나가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너무 고맙고 행복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아빠 정기철씨도“어렵게 얻은 아기인 만큼 그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똑똑한 아기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조진영·정기철씨 부부는 2005년 결혼했지만 임신 계획이 없다가 결혼 8년차인 2013년부터 임신을 계획했다. 하지만 임신이 잘 되지 않았고 고민하던 차에 2014년 강남차병원에 내원했다. 첫 번째로 인공수정을 시도했지만 임신에 실패했고, 이후 시험관아기를 3차례나 시도했지만 임신에 성공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조진영, 정기철씨 부부는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된 시도 끝에 마침내 3전 4기만에 임신에 성공했다.
이들 부부는 난임을 극복하고 출산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지만 상당수 부부는 아직도 불임의 고통을 겪고 있다. 최근 만혼 여성이나 출산을 미뤘던 여성이 막상 출산을 할 때 쯤이면 난소 기능이 많이 떨어지고 난자 또한 건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임신이 잘 되지 않거나 임신을 하더라고 유산을 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난자 냉동보관이 최근 만혼 풍습으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난자은행은 당초 암이나 백혈병에 걸려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할 여성들이 난자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만혼 여성이 안전한 임신을 원해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서울역 차병원 윤태기 원장은 “최근 여성들이 너무 늦게 결혼하고, 너무 늦게 임신하려고 해요. 뒤늦게 아기를 가지려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늦게 임신하려면 34세 전후에는 난자를 얼려 보관해야 합니다. 구글은 회사의 여직원이 결혼이나 임신이 늦어질 때를 대비해서 회사에서 난자동결 보관비용을 지원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윤태기 원장은 이어“우리나라 정부나 기업도 저출산에 대해 좀더 심각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사실혼으로 사는 남녀도 많은데, 혼인신고를 안 하면 난임시술 지원을 하지 않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또한 “난자 냉동보관과 같은 난임에 대한 현실적 대안이 시급히 필요할 때인 것 같다”며 “너무 늦은 나이에 찾아와 난자 상태가 좋지 않아 보관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 가장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난자은행(난자 냉동보관)은 불가능에 가까운 출산을 성공시키고 있다. 2012년 2월 차병원 윤태기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만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투병중인 환자 난자를 9년간 냉동 보관했다가 아이를 출산한 사례도 있었다. 9년에 걸친 난자 보관은 국내 최장 기록이기도 하다.
국가 최대 현안인 저출산율을 끌어올리는데 한몫하겠다며 차병원 그룹은 늦은 출산과 만혼 시대를 대비해 ‘난자보관 뱅킹시스템’을 도입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난임센터를 오픈했다.
서울역 차병원은 서울스퀘어(서울시 중구 한강대로 416) 건물 2~3층 총 1500여평 규모로 글로벌 난임치료, 소셜뱅크, 태아유전자 검사센터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소셜뱅크(Social Bank)는 난자, 난소조직, 수정란 등이 보관되며 난임치료 뿐만 아니라 향후 암 치료에도 활용된다. 또 태아유전자 검사센터는 착상 전 유전자 검사를 통해 태어날 아이에 대한 유전자 질환 검사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난임환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대기공간과 다양한 솔루션을 도입해 대기시간을 단축하고, 다양한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접근성이 뛰어나 KTX, 지하철 1,4호선, 경의중앙선을 이용해 전국 어디서든 쉽게 찾아갈 수있다.
서울역 차병원 윤태기 원장은 “차병원의 난임에 대한 연구 성과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치료분야에 있어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서울역 차병원은 국내외적으로 접근이 쉬워 지리적으로 멀어서 치료를 받지 못했던 난임부부들에게 최상의 서비스와 의료기술로 희망과 기쁨을 찾아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난임은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연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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