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큰 도전을 했다. 하루평균 2500명이 드나들고 월매출 1억 5000만원인 지하 1층 식품관 스타벅스 매장을 국내 전통식품인 떡을 파는 떡 가게(신세계 떡방)로 바꾼 것이다. 당시 식품관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스타벅스 매장 철수에 대해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밀어붙였다. 그 결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 떡방의 월별 매출은 과거 스타벅스 매장 수준인 1억 5000만원 선으로 올라섰다.
백화점들이 ‘전통식품 사랑’에 빠졌다. 출발은 ‘상생 차원’이었다. 장인의 손맛이 깃든 전통식품들이 해외 브랜드에 밀려 설 자리가 좁아지면서 백화점들이 국내 전통식품 업체들에게 판로를 개척해준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바른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K푸드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전통식품 매장이 백화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기존 식품들의 매출이 내리막길을 걷거나 정체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전통식품의 백화점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한 것이다. 게다가 다른 백화점과의 차별화역활도 톡톡히 하고있다. 백화점들이 앞다퉈 전통식품 분야를 강화하고 나서는 이유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최근 국내 첫 프리미엄 전통발표식품 브랜드인 ‘종가장촌’을 론칭했다. ‘종가장촌’은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옛 선조들의 발효 방식을 활용해 담근 전국 팔도의 대표 전통장 13종을 현대백화점이 브랜드화한 것이다. 5년 전 도입한 고급 전통식픔 브랜드 ‘명인명촌’에 이어 전통식품 프로젝트 2탄인 셈이다.
현대백화점 8개 점포에 입점해있는 ‘명인명촌’의 경우 지난 2010년 매출이 4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0억원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프리미엄 전통식품을 통해 다른 유통업체와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고 보다 다양한 고객 유입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특히 가치소비가 새로운 트랜드로 떠오르면서 ‘건강’, ‘안전’, ‘스토리’를 담은 전통식품을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전통주, 전통장, 떡이라는 3대 테마를 통해 전통식품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통술의 경우 과거에는 백화점 주류 코너의 구색상품이었다. 그런데 신세계는 2014년 ‘한국 전통주 진흥협회’와 협약을 맺고 신세계 디자인팀에서 술병을 직접 디자인한 후 ‘우리술방’ 매장을 통해 직접 판매하면서 매출이 6년만에 4배 가까이 늘었다. 전국 명인들의 장을 선별해 판매하는 전통장 전용 편집매장인 ‘SSG장방’도 지난해 전년 대비 2배가 넘는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기성세대 고객들에게는 예전 향수를, 젊은 세대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전통식품 매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전통식품 관련 매장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토종 프리미엄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한다는 판단 아래 지난해 11월 본점에 ‘태바시’ 매장을 오픈했다. ‘태바시’는 태양, 바람 그리고 시간 이 세가지만 담는다는 의미로 전통적인 발효 방식으로 만든 전통식품 브랜드 매장이다. 종지에 덜어먹는 장류, 국물 맛을 내는 천연 조미료, 음식에 사용되는 참기름 등 전국의 우수한 상품들을 모아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태바시’ 이외에도 한식대첩으로 유명한 옥수동 선생 심영순의 담미, 장석준 명
특히 이같은 전통식품 매장은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모집에도 자기 몫을 해내고 있다. 현대백화점 자체 통계에 따르면 ‘명인명촌’ 고객 10명 중 1명은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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