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의 명절인 춘제연휴(2월 7일~13일)를 일주일 앞두고 유통업계가 몰려드는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부가세 즉시환급’ 카드를 서둘러 꺼내들었다. 외국인들은 매장에서 물건을 살 때 부가세를 제외한 금액으로 살 수 있게 됐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은 1일부터 ‘외국인 부가세 즉시 환급’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부가세 즉시 환급제는 외국인이 매장에서 건당 3만원 이상, 20만원 미만의 물건을 구입할 때 현장에서 부가세 10%를 제외한 금액으로 결제할 수 있는 제도다. 국내 체류 기간 중 총 100만원까지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롯데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본점·무역센터점,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먼저 시작한 후 외국인이 많이 찾는 점포 위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백화점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도 즉시 환급에 나서기로 했다. 이마트는 다음달 1일 외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청계천점부터 해당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도 다음달 5일부터 서울역점에서 외국인 즉시 환급에 들어간다.
서비스가 시작되면 외국인 소비자는 매장에서 물건을 고르면 각층에 위치된 계산대에서 바로 부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계산대에 설치된 관세청과 연결된 별도 단말기에서 여권확인 과정만 거치면 된다.
기존에는 외국인이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면 부가세가 포함된 금액을 결제하고 백화점 내 택스리펀드 데스크에서 상품의 환급 전표를 발행받아 출국 때 세관신고장에서 세관반출 승인을 받은 후에야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었다.
성수기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 공항에서 세관반출 승인과 환급액을 받는 것이 번거로웠고, 여행중에도 전표를 일일히 모아야하는 불편을 겪었다.
유통업계는 이번 서비스의 도입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소비자의 쇼핑편의성은 높아지고 한국 관광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시내 면세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의 경우 시내면세점과 사후면세점의 시너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백화점 업계는 춘제연휴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하는 코리아그랜드세일(2월 1일~29일)를 맞아 유커를 잡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도 준비했다.
먼저 모든 백화점은 외국인이 선호하는 인기브랜드 150~260개를 선정해 10~30%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은련카드로 구매하면 추가 할인도 된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3일부터 14일까지 한국방문위원회와 함께 명동에 쇼핑 안내 센터를 설치해 운영한다. 기념 이벤트로 경품 행사도 진행해 300만원 상당의 명품백, 쿠쿠밥솥 등을 증정한다.
현대백화점은 1일~29일 외국인 고객 대상으로 한국 전통 무늬가 새겨진 거울 등이 들어있는 ‘현대 복주머니’를 증정하고, 10만원 이상 구매하는 외국인 고객 대상으로는 ‘윳놀이 세트’를 선물로 증정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모바일 마케팅’을 앞세워 유커 고객의 발길을 끌 예정이다. 본점 곳곳에 비콘(스마트폰 근거리 통신 기술) 기기를 설치해 매장에서 중국인 고객이 모바일 메신저인 웨이신(微信·위챗)에 접속하면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외국인 즉시환급 제도 도입에 따라 편리하게 즉시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활성화가 예상된다”며 “올 들어 첫 외국인 관광 특수인 중국 춘절 및 코리아 그랜드 세일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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