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들이 죽어가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단계별 증상에 맞게 전략적인 치료방법을 적용해 증상 완화 및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파킨슨병의 주요 4대 증상은 떨림, 경직, 느린 운동 그리고 자세 불안정이다. 파킨슨병 환자 중 70%는 느린 운동, 떨림과 경직을 보이지만 30%에서는 떨림이 없이 느린 운동과 경직을 보인다. 따라서 떨림없이 파킨슨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진단이 더 늦어질 수 있다.
파킨슨병은 빠른 진단이 중요하고 초기에 여러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질환이 의심될 경우 환자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초기 증상의 예로 한쪽 어깨통증으로 약물 및 주사치료를 받던 환자가 추후 신경과 내원 후 파킨슨병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고, 몸 한쪽의 느린 운동 증상으로 신발 밑창이 현저히 차이 나게 닳는 경우에도 파킨슨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다. 떨림의 경우도 두드러진 떨림이 나타나기 전에 몸 속에서 떨리는 느낌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비운동증상이 먼저 발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손맛 좋은 어머니의 음식 맛이 어느 날 변한 것 같거나 이전과 달리 냄새를 잘못 맡는 경우, 변비를 호소하거나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 잠꼬대가 심해진 경우 등에도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환자 후각 혹은 미각 저하, 앞서 언급한 파킨슨의 주요 이상운동증상이 인식된다면 가능한 빨리 파킨슨 질환을 진료하는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파킨슨병의 평균 발병 연령은 60세 앞팎으로 발병부터 사망까지 최소 10년이상 장기간을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 증상을 최대한 조절하면서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약물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킨슨병은 수술치료, 운동치료도 가능하지만 가장 주요한 방법은 약물치료이다. 파킨슨병은 뇌 속의 도파민부족이 원인이기 때문에 뇌 속의 도파민 용량을 증가시켜주는 방법이 사용된다. 가장 보편적인 약물 치료로 도파민의 전구물질인 레보도파를 투여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가장 효과적이지만, 짧은 작용시간으로 여러 번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고, 장기간 복용시 약효가 원래 작용시간보다 빨리 떨어지는 약효 소진현상과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이상운동증상의 발생 및 환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2013년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발표에 따르면, 레보도파 복용 3년미만의 환자는 30.2%, 3~5년은 41.5%가 약효소진 현상을 경험했다.
레보도파 치료 외에도 다른 약물들의 적절한 사용은 약효소진 현상을 지연시키거나 줄여줄 수 있다. 특히 뇌신경 내에 도파민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는 도파민 작용제나 뇌속의 도파민 분해를 억제하는 MAO-B 억제제는 레보도파보다 작용시간이 길다. 최근에 발매된 MAO-B 억제제는 하루 1회 투여로도 환자 편의성을 개선시켜줄 수 있어 사회생활을 유지하는 초기 파킨슨병 환자 뿐만 아니라 파킨슨병이 진행된 환자에게도 보다 편리한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약물들은 병이 진행된 파킨슨 환자에게서 레보도파와 같이 사용할 경우, 레보도파의 부작용 및 이상운동증상의 발현 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다.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희태교수(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장)는“현재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국내환자는 10만명이 넘는다”며“파킨슨병은 예방법과 완치를 위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환자 증상과 특징에 따라 처방된 레보도파, 도파민 작용제, MAO-B 억제제 등 다양한 약물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파킨슨병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파킨슨병 역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고 적극 관리를 하는 것이 병의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환자들의 증상에 맞는 적절한 약물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 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레보도파를 대신해 MAO-B 억제제나 도파민 작용제 복용이 가능하며 달리기와 수영, 물에서 걷기 등의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생활에서도 몸의 움직임을 크게 하여 걸음보폭을 넓게 한다든지, 평상시 목소리를 아주 크게 낸다든지 하는 것이 도파민 생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레보도파와 MAO-B 억제제, 도파민 작용제 등을 병용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때 움직이기 힘들더라도 걷기 운동을 지속해주는 것이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이 운동 증상 및 우울감과 같은 비운동증상을 개선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최근에는 뇌의 수축을 되돌리는 신경재생 작용의 근거들이 발견되고 있다.
병이 중증도를 지나 약물치료로 더 이상의 증상 조절이 어렵거나 장기간 약물치료로 인해 심한 이상운동증상 및 운동변동증상이 발생할 경우 수술적인 치료도 생각해야 한다. 뇌에 전극으로 자극을 줘 환자의 신경세포를 억제하는 뇌심부자극술을 통해 떨림증상 및 이상운동현상을 호전시킬 수 있으며, 약물치료 및 재활치료 등 다른 치료법과 병행이 가능하다.
김희태 교수는“파킨슨병은 진단되면 평생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병이기 때문에 전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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