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유일호 경제팀이 발표한 미니 부양책에는 민간 소비를 늘리고 기업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담겨있다.
우선 중장년층의 소비 여력을 늘리기 위해 주택연금의 선택폭과 가입대상을 늘린 ‘내집 연금 3종세트’ 출시 시기가 당초 2분기에서 오는 3월로 앞당겨진다. 다음달에 이들 상품이 나오면 60대 이상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쉽게 주택연금으로 바꿀 수 있고, 40~50대는 보금자리론 대출을 받으면서 향후 주택연금 가입을 약정하면 더 싼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또 저소득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또 설 연휴와 봄방학 등을 맞아 영화관, 스키장, 테마파크 등에서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개최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이달 중에 영화관에서 가족관객이 패키지권을 구입하면 30% 할인을 해주는 식이다.
외국인 관광객 확대를 위해 중국·대만 등 항공기 신규·증편 노선 조기 취항을 지원한다. 또 중국 단체관광객 전자 비자 발급 지역을 2곳에서 중국 전 지역으로 확대한다.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안에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각종 자금지원과 세제혜택도 마련됐다.
기존에 있던 설비투자펀드 한도가 소진됨에 따라 기업은행이 새로 2조원 펀드를 만들어 중소·중견기업들이 싼 이자로 설비투자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한다. 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설비투자 가속상각 대상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해 이들 기업이 상반기에 설비투자를 할 경우 상대적으로 세금을 덜 낼 수 있다.
R&D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신성장·원천기술 범위를 우선 스마트자동차 등 10개 분야로 확대하고, 향후 추가 확대를 추진한다. 또 1분기 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을 5000억원 늘린 1조 8000억원을 집행하고, 한국인프라투자플랫폼을 통해 신분당선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대상으로 8000억원 규모 투자를 시작한다. 한국전력과 발전 자회사들이 1분기에 조기집행하는 투자 규모도 기존 4조원에서 5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에너지 신산업 관련 전력기금 조기집행 규모도 2000억원 확대된다.
정부가 민간의 소비·투자 촉진의 마중물로 쓸 재정과 정책금융 조기집행 규모도 21조원이 넘는다. 재정의 경우 총 6조원이 늘어나 모두 144조원이 1분기에 쓰인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4조원이나 늘어난 규모다. 1분기 정책금융 집행 규모도 당초보다 15조 5000억원 늘어나 115조 9000억원에 달한다.
유일호 경제팀이 출범 3주만에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데는 그만큼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1월 수출액이 작년 같은기간보다 18.5%나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8월 이후 6년 5개월만에 최대 감소폭
유 부총리는 이날 “정책 목표와 성과가 일자리 창출로 나타나야 하는데, 이러한 것이 입법으로 마무리되지 않으면 국민들께 전달될 수 없다”며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과 노동개혁 4법 등의 국회 통과를 거듭 촉구했다.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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