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지방이 두꺼울수록 담낭(쓸개) 점막에 생기는 ‘혹’인 담낭용종의 보유율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B형 간염이 있어도 담낭용종을 3.5배 더 많이 갖고 있지만 체질량지수(BMI)ㆍ허리둘레는 담낭용종 보유율을 특별히 높이지 않았다. 담낭용종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환자 자신이 발견하기 매우 힘든 혹이나 크기가 1㎝ 이상 커지면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동국대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강현우 교수팀이 2006∼2011년 이 병원 검진센터를 찾은 1615명을 대상으로 내장지방ㆍ허리둘레ㆍ당뇨병ㆍB형 간염 등이 담낭용종 보유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내장비만과 담낭용종의 연관성)는 대한소화기학회 학술지인 ‘장과 간’(Gut and Liver) 최근호에 소개됐다.
강 교수팀은 초음파 검사를 실시해 전체 연구대상자(1615명) 가운데 담낭용종을 가진 93명을 가려냈다. 이는 질병 치료가 아니라 건강검진을 받기 병원을 방문한 일반인의 담낭용종 보유율이 거의 6%에 달한다는 의미다. 담낭용종 보유자의 평균 용종 크기는 4.8㎜였고 평균 개수는 1.7개였다. 담낭용종의 크기가 1㎝ 이상이어서 악성종양 가능성이 의심된 환자도 5명이나 됐다. 이들은 모두 시술을 받아 용종을 제거했다.
강 교수팀은 담낭용종이 있는 사람(93명)과 없는 사람(186명)을 비교했다. 연구팀이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실시해 측정한 내장지방 크기가 가장 큰 그룹(남성 72㎠이상, 여성 56㎠이상)은 가장 적은 그룹(남성 34㎠미만, 여성 23㎠미만)에 비해 담낭용종 보유율이 2.9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총 지방조직이 가장 많은 그룹도 가장 적은 그룹보다 대장용종을 3.6배 더 많이 갖고 있었다. 또 고혈압 환자 그룹은 정상 혈압 그룹보다 2.5배, 당뇨병 환자 그룹은 정상 혈당 그룹보다 2.9배, B형 간염 양성자는 음성자보다 3.6배나 담낭용종을 더 많이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총콜레스테롤 수치도 담낭용종 보유율에 영향을 미쳤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240㎎/㎗ 이상인 그룹은 200 미만인 그룹보다 담낭에 용종을 2.2배 더 보유했
한편 담낭용종은 크게 비(非)종양성 용종과 종양성 용종으로 분류된다. 비종양성 용종인 콜레스테롤 용종이 전체의 46∼70%를 차지한다. 담낭에 크기 5㎜가 넘는 용종이 있다면 대장에 용종이 생길 위험성이 일반인보다 1.8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도 국내에서 발표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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