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대가 고대이든 중세이든 혹은 18세기와 같이 가까운 과거이든 옛날에 비해 현대의 리더가 폴로어에게 줄 수 있는 보상의 양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예전에야 리더가 가진 자원이 워낙 많은 탓에 마음에 드는 폴로어가 있으면 참으로 많은 것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수많은 리더들은 최상층부 극소수를 제외하면 자신의 폴로어게게 줄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다. 그리고 더욱 속상한 것은 그나마 분명하게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그 역할은 다해야 하니 이 시대의 리더들은 역사 상 가장 난감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인 듯하다. 하지만 그렇게 슬퍼할 만한 일은 아니다.
홍콩 차이니스 대학의 루시 센(Luxi Shen), 시카고 대학의 아일릿 피스백(Ayelet Fishbach), 크리스토퍼 씨(Christopher Hsee) 교수 등은 최근 이와 관련해 희소식을 들려주고 있다. 보상의 크기가 확실할 때보다 오히려 불확실할 때 더 사람들의 동기를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불확실함 동기화 효과(motivating-uncertainty effect)라고 부른다. 심지어는 불확실하면서 그 보상의 크기가 작을 때조차 이런 효과가 유지된다. 지금까지의 상식을 뒤엎는 흥미로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의 연구를 통해 도대체 언제 그리고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가를 한 번 알아보자. 예를 들어보자.
게임 A는 2불 받을 확률이 50%이고 1불 받을 확률이 50%다. 게임 B는 2불 받을 확률이 100%다. 따라서 게임 A는 보상의 크기가 불확실한 반면, B는 확실하다. 게다가 크다. 자, 이제 사람들에게 일을 한 가지 시켜보자. 예를 들어, 2분 동안 빨대를 사용해 1.4 리터의 물을 마셔야 한다. 당연히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한 번에 물을 1.4리터씩 마시는 일은 흔하지 않다. 참가자들은 물병 눈금에 표시한대로 1.4 리터 다 마시면 2불을 받는다. 불확실한 보상 조건의 참가자들도 마찬가지로 1.4를 마셔야 한다. 하지만 차이가 하나 있다. 다 마시면 진행자가 동전 던지기를 해서 앞면이 나오면 2불을 그리고 뒷면이 나오면 1불을 받는다. 결과는? 불확실한 보상 게임을 한 사람들은 70%가 1.4리터 마시기를 완성한 반면, 확실한 보상 게임을 한 사람들은 단 43%만이 과제를 다 마쳤다. 27% 포인트의 큰 차이가 났다. 마신 양도 평균 1.2 대 0.95 리터로 불확실한 조건이 훨씬 더 많이 마셨다. 거의 25%의 차이가 난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물마시기와 같은 과제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다. 다양한 광고 시안을 평가하는 것과 같은 실제 일에 있어서도 불확실한 보상을 받는 사람들이 확실한 보상을 받는 사람들보다 일을 더 열심히 했다. 심지어는 2불 받을 확률 50%와 3불 받을 확률 50%)와 같이 불확실한 보상 내에서 발생하는 경우의 수 어떤 것도 확실한 보상 금액(예를 들어 4불)을 넘어서지 못해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일어났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사람들은 보상이라는 일의 ‘결과’ 못지않게 일의 ‘과정’에도 큰 의미를 두며 더 나아가 각각의 변수를 즐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확실한 보상은 결과가 뻔하다. 하지만 불확실한 보상은 하나씩 따로 떼어놓고 보면 긍정적이긴 해도 하나같이 더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것이 일어날지 모르니 사람들로 하여금 흥미를 자아내게 하기 때문이다. 결과가 뻔한 영화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사람들이 안 보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다.
그러니 불확실한 동기화 효과는 보상을 추구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출 때만 일어난다. 즉 결과인 보상 자체에만 초점을 맞출 때는 그 효과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보상 추구의 과정에 사람들이 초점을 맞출 때에는 불확실함이 희열이나 흥미와 같은 긍정적 측면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결과에만 집중하게 만들면 불확실함은 투자를 줄이는 효과가 분명 일어난다. 하지만 과정에 집중하게 하면 시간, 노력, 돈 어느 것이든 더 투자하게 만든다. 지혜로운 리더라면 좋은 ‘큰 결과 하나’만을 강조하는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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