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2전(戰) 2승(勝)’을 하면서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다지게 됐다. 그러나 완패한 신 전 부회장이 불복의사를 밝혀 롯데 경영권 다툼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감정과 두 형제에 걸려있는 소송 결과 등이 관건이다.
◆ 신격호 총괄회장 정신감정 결과는…2차 심리 9일 열려
지난 6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패해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진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반전 카드가 하나 남아 있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다.
만약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 감정에 문제가 없어 성년후견인을 지정하지 않을 경우 롯데 경영권을 두고 동생과 다투는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역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 동안 신격호 총괄회장은 “롯데후계자는 승계자는 신동주”라며 장남 을 지지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 감정에 문제가 있어 성년후견인을 지정할 경우 신동주 전 부회장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미 롯데홀딩스 이사 복귀와 동생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에 모두 실패한데 이어 신동주 전부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한 신격호 총괄회장 발언의 진의마저 확인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특히 법원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이 필요하다고 결정하는 순간 일본에서 제기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광윤사 주총·이사회 취소·무효 소송에서 일본 법원 역시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게 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상 핵심기업인 일본 광윤사 대표 자리마저 뺏길 처지에 놓인다.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사건의 2차 심리는 오는 9일 오전 10시 서울 가정법원에서 열린다.
지난달 3일 열린 첫 번째 성년후견인 심리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직접 심문’이 이뤄졌고, 법원은 “입원 감정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지루한 소송 공방전…롯데는 호텔롯데 상장 박차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8건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 가운데 핵심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 결의(신격호 총괄회장 해임) 무효 소송’이며 나머지 대부분은 손해 배상, 업무 방해,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등 상대적으로 지엽적 사안에 관한 것들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연이어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복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이같은 소송전은 한일 양국에서 계속 펼쳐질 전망이다.
다만 개별 소송의 승패가 롯데그룹의 현 경영구도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재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롯데그룹 역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신동빈 회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등에 업고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구조개선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 6일 주총 결과로 신동빈 회장에 대한 일본롯데홀딩스 주주들의 확고한 지지를 재확했다”며 “롯데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상법상 질서를 저해한 행위에 대해선 법적 조치를 포함
호텔롯데는 국내 롯데 계열사들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곳이다. 호텔롯데가 국내에 상장되면 지분 5.45%를 갖고 있는 광윤사와 신동주 전 부회장의 호텔롯데에 대한 영향력은 줄어들게 된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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