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0~30대 가구 소득과 지출 증가율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 여기에다 주택과 인간관계를 포기한 5포세대, 그리고 꿈과 희망마저 포기한 ‘N포 세대’의 서글픈 현실이 고스란히 통계 속에 담긴 셈이다. 한국 경제의 주춧돌로 성장해야 할 N포 세대의 눈물을 그치게 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청년 일자리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경제 성장률 제고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N포 세대의 서글픈 현실은 최근 발표되고 있는 수많은 통계 속에서 드러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2조원 가까운 막대한 돈을 청년 일자리 사업에 투입했지만 청년(15~29세) 실업률은 9.2%로, 1999년 통계기준 변경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1월 청년 실업률은 9.5%로 더 높아졌다. 졸업 시즌인 2월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고 기록을 한번 더 갈아치울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또 올해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정년퇴직자가 줄어드는 한편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소위 ‘에코 세대(1979~1992년생)’가 오는 2019년까지 노동시장으로 대거 진입하면서 실업난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청년들이 힘들게 직장을 잡아도 상당수는 소득 수준이 낮은 일자리다. 지난해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하고 처음 취업한 청년층 400만명 가운데 20.3%가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청년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이른바 ‘미생(계약직)’이 되는 셈이다. 단기 계약직이 많아지다보니 첫 직장 근속기간도 2004~2007년 평균 21개월에서 작년에는 18개월로 확 줄었다.
결국 직장을 잡지 못하는 청년이 늘고, 취업해도 소득이 낮은 계약직 비중이 점점 많아지다보니 20~30세대 소득이 사상 처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된 셈이다.
어렵게 취업해도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니 갈수록 결혼과 출산을 늦추는 현실이 됐다. 지난해 통계청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에코 세대는 둘 중 한 명(49.8%)만 결혼을 반드시 해야하거나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가 2010년 31.84세에서 2014년 32.42세로 높아졌고, 여자도 같은 기간 28.91세에서 29.81세로 올라갔다. 자연스레 여성들의 첫째 아이 평균 출산연령도 2010년 30.10세에서 2014년 31.21세로 상승했다.
지난해 총 출생아 수는 43만 8700명으로 전년보다 3300명 늘었다. 하지만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은 8.6명으로 역대 최저였던 2013~2014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2030세대가 결혼, 출산을 늦출 뿐만 아니라 소득이 줄면서 덩달아 씀씀이도 줄이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미래 경제 주축이 될 이들 세대가 소비를 줄이면 결국 전체적인 잠재 성장률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단기, 장기 대책의 조화를 주문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신규일자리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청년들이 소득을 얻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청년들과 저소득층의 재산형성을 뒷받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더 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노동시장, 교육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또 고학력자를 흡수할만한 중견기업들을 대거 육성하고 정보기술(IT)와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시영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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